[쿠키人터뷰] 장우혁 “음악 욕구 채우기 전에는 여자도 결혼도 없다”

[쿠키人터뷰] 장우혁 “음악 욕구 채우기 전에는 여자도 결혼도 없다”

기사승인 2011-06-17 08:57:00

"[쿠키 연예] 그저 노래가 좋았다. 박남정, 김완선, 조용필의 음악을 들으면 행복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장의 레코드판이 인생을 바꿔 놨다. 팝스타 휘트니 휘스턴의 1집이었다. 신세계를 발견한 듯 순식간에 팝에 빠져 들었고 흑인 음악에 매료됐다. 미국인 래퍼 MC 해머와 팝 그룹 뉴 키즈 온 더 블록을 보며 랩과 춤을 익혔다. 그리고 1996년, 이 소년은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아이돌 그룹 H.O.T의 멤버가 됐다. 5년 후에는 H.O.T 멤버 토니안 이재원과 함께 프로젝트 그룹 JTL을 결성했고 6년 전부터는 솔로 가수로 활동 중이다. 장우혁(33)의 음악 역사다.

장우혁이 오랜만에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두 번째 정규 앨범 ‘마이 웨이’(My Way) 출시 이후 5년 만이다. 앨범명은 “내가 곧 음악의 미래다”는 뜻을 담은 ‘아이 엠 더 퓨처’(I AM THE FUTURE)로 지난달 25일 온·오프라인을 통해 공개됐다. 오랜만에 팬들 곁으로 돌아온 장우혁을 지난 3일 서울 상암동 쿠키미디어 사무실에서 만났다.

‘춤의 고수’를 반기는 방송·공연·취재 요청에 살인적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쪽잠에 시달렸는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다 음악 이야기만 나오면 생글생글.

“벌써 5년이네요. 개인사(2009년 12월 공익근무를 마침)로 시간을 보낸 뒤 중국과 대만에서 주로 활동했고요. 원래는 지난해 여름 국내에서 앨범을 발표할 계획이었는데 좀 늦어졌네요. 앨범 콘셉트가 잡히지 않았고 퍼포먼스도 약했거든요, 맘에 안 들었어요. 새롭게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어요. 공들인 만큼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 기쁩니다.”



노래 반응도 좋다. 타이틀곡 ‘시간이 멈춘 날’은 신사동 호랭이와 조커(Jocker·비스트의 용준형이 곡을 만들 때 사용하는 예명)가 함께 작곡한 노래로 발표되자마자 각종 온라인 음악사이트 상위권을 장식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조커가 작곡한 비스트의 신곡 ‘프리즈’(Freeze)와 후렴구가 유사하다는 게 누리꾼의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신사동 호랭이는 “두 곡은 구성이 전혀 다른 노래”라고 강력히 부인한 바 있다. 장우혁도 “‘프리즈’보다 먼저 만들어 진 노래”라며 안타까워 했다.

“‘시간이 멈춘 날’이 더 빨리 나왔어요. 근데 비스트의 앨범이 일주일 먼저 발매돼 이런 오해를 산 것 같아요. 두 곡 모두 용준형 씨가 참여했다고 해서 표절이라고 단정 짓긴 무리고요. 저 개인적으로는 용준형 씨의 랩 메이킹 덕분에 곡이 잘 나온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장우혁은 여느 때처럼 이번 앨범에서도 프로듀서로 활약했다. 앨범 콘셉트를 잡으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퍼포먼스’이다. 세련된 춤을 구사하기 위해 비보잉 팀인 애니메이션 크루, 쓰리디 컬러(3D Color)와 손을 잡았다. ‘시간이 멈춘 날’에 들어간 ‘버퍼링 댄스’(Buffering Dance)가 결과물이다. ‘버퍼링 댄스’는 정보 송수신의 버퍼링(정보를 일시적으로 저장하여 처리 속도의 차를 흡수하는 방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절제된 동작이 포인트다.

“‘새롭다.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은데요. 제가 만든 춤의 장르는 아닙니다(웃음). 일종의 애니메이션 팝핀 댄스라는 장르인데요. 1980년대 얼반 스타일을 바탕으로 하죠. 전문가들이 주로 추는 춤이지만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만들었어요. 즐겁게 봐 주셔서 보람을 느낍니다.”



장우혁은 무대에서 춤을 출 때 지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춤이야말로 활력소이자 삶을 지탱해 주는 원동력이라고. 다만 편견과 싸울 때 힘들다고 토로했다.

“‘30대인데 괜찮아요?’라는 말을 들을 때 힘이 빠져요. 나이가 있으면 춤을 못 출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전 정말 거뜬해요. 오히려 20대 때보다 컨디션이 더 좋죠. 이대로라면 40대에도 격렬하게 출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아마도 제 자신에게 혹독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데요. 담배랑 커피는 입에 대지 않고요, 술은 특별한 일을 제외하고 거의 마시지 않아요. 매일 운동하고 춤추죠. 꾸준히 관리해서 지금까지 별 무리 없이 춤을 출 수 있는 것 같아요.”

오랜만에 돌아온 만큼 음악 무대에 열정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데뷔 후 15년 동안 여러 가지 사정으로 7~8년을 쉬었어요. 이젠 쉼 없이 열심히 뛰어 볼 거예요”라고 말하며 눈을 반짝거렸다. 워커 홀릭을 선언한 상태이니 당연히 결혼 계획도 당분간 없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주변에 있는 사람들 중에 결혼하신 분들이 많은데요. 가끔 활동하는 데 제약받는 걸 보면 ‘자유롭게 일한 뒤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오랫동안 쉬어서 일 욕심이 정말 많거든요. 음악에 대한 욕구를 채우기 전까진 여자 만날 생각도 결혼할 마음도 없습니다. 음…. 엄청나게 일해서 스스로 만족할 때가 되면 여자를 만나게 되겠죠(웃음). 그 전까지는 무대에서 열심히 활동할 테니 지켜봐 주십시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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