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6·사진)가 자신의 러시아 귀화 사실을 직접 밝혔다.
안현수는 17일 미니홈피를 통해 “기사를 통해 이번 일을 알리게 돼 죄송하다”며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러시아 국적을 선택한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러시아 대표팀 소속으로 출전할 예정인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대한 각오도 전했다.
그는 “러시아 시민권을 취득하면 우리나라 국적은 자동적으로 소멸된다고 들었다. 당초엔 이런 구체적 부분까지 알아보지 못하고 이중국적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한국 국적 유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에 ‘(러시아로) 귀화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결국 내가 미흡했다.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하지 못한 점에 대해 이유가 어떻든 반성하고 있다”며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더 나은 환경에서 마음 편하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현수는 2003∼2007년 세계선수권대회 5연패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 등을 달성한 한국 쇼트트랙의 최강자였다. 그러나 2008년 1월 왼쪽 무릎 수술 받은 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번번히 좌절하며 선수 생활의 위기를 맞았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는 출전하지도 못했다.
안현수는 지난해 소속팀인 성남시청 빙상팀이 문을 닫으면서 홀로 훈련해오다 지난 4월 러시아에서 러브콜을 받고 귀화를 선택했다. 안현수의 귀화는 지난 16일 러시아빙상연맹이 “러시아 정부에 안현수의 시민권 획득을 요청했다”고 전하며 공식적으로 밝혀졌다.
안현수는 “이런 결정에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안 좋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그것도 내 선택인 만큼 각오하고 있었다”며 “내 선택에 후회가 없도록 올림픽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