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인전 체급은 시즌 중에 극복하기 힘들어요. 하지만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는 다릅니다. 롤드컵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요. 꼭 큰 무대에 진출하고 싶습니다.”
고동빈 감독이 이끄는 KT 롤스터는 16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롤파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CK’ 정규시즌 레전드 그룹 4라운드 농심 레드포스와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1로 이겼다. 6연패에서 벗어난 KT는 12승(14패)째를 올리며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경기 후 쿠키뉴스와 만난 ‘비디디’ 곽보성은 “4위 결정전 느낌이었다. 승리가 간절했는데 이겨서 다행”이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준비 과정을 묻자 그는 “무언갈 크게 준비하지 않았다. 지금 분위기가 좋지 않다. 팀다운 팀이 아니다”라면서도 “14일에 다 모여서 앞으로의 방향성을 논의했다. 승리로 이어져서 기쁘다”고 했다.
주장으로서 팀 분위기 조성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힌 곽보성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으면 피드백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근데 그렇게 하면 팀원이 힘들어하더라. 고쳐지지도 않는다”며 “또 강하게 피드백하지 않고 분위기를 좋게 하려고 하면 제가 너무 답답했다. ‘프로인데 이 분위기가 맞는가’ 싶기도 했다.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그래도 이번 승리는 곽보성에게 의미가 크다. 그는 “3강 상대로 여전히 힘들 것 같지만, 라인전 체급이 맞는 팀과 경기하면 KT의 스타일이 나올 수 있다”면서 “결국 디플러스 기아, 농심과 롤드컵 경쟁을 할 가능성이 크다. 경쟁 상대인 농심을 꺾은 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곽보성은 세트 12연패 중 어떻게 멘탈 관리를 했냐는 질문에 “저까지 라인전을 져버리면 상위권 팀 상대로 이득을 볼 방법이 없다. 라인전은 절대 밀리지 말자는 생각으로 경기했다”며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느껴지면 멘탈이 나가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상위 세 팀과 가장 큰 격차에 대해 “라인전 체급”이라 설명한 곽보성은 “중위권, 하위권 팀에 있으면 그게 느껴진다. 말이 쉽지, 절대로 쉽지 않다. 벽 같은 느낌도 들어서 참 슬프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2022년 DRX처럼 큰 무대에 올라가면 팀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그래서 더 롤드컵 진출을 바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KT는 다음주 한화생명e스포츠와 T1을 만난다. 곽보성은 “강팀이랑 하면 마음이 조금 편하다. 꼭 이긴다는 마음보다 KT가 할 수 있는 플레이들을 보여주고 싶다. 방향성을 잡아가는 5라운드가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