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작은 영화] ‘시스터’ 무관심한 세상 향한 소리 없는 외침

[Ki-Z 작은 영화] ‘시스터’ 무관심한 세상 향한 소리 없는 외침

기사승인 2012-04-28 12:59:01

[쿠키 영화] 철없는 누나와 똘똘한 동생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는 종종 등장했다. 위르실라 메이에 감독의 두 번째 영화 ‘시스터’ 역시 이를 기둥줄거리로 한다. 하지만 충격적인 반전을 선사하며 이들의 상처와 아픔을 배가시킨다.

부모 없이 누나와 살아가는 가난한 12살 소년 시몽. 그는 부유한 사람들의 대표적 휴양지인 스키장을 찾아 부자들의 스키 용품을 훔치고 이를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 도둑질이 발각되는 위기의 순간마다 임기응변과 거짓말로 모면하지만 벼랑 끝에 선 듯 그의 삶은 위태롭다.

시몽을 돌봐야 할 누나 루이는 오히려 시몽에게 용돈을 받아가며 생활한다. 하던 일마저 때려 치고 남자친구와 데이트하는 데만 열중이다.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다니는 시몽에게 ‘네가 정말 싫다’고 외치는 철부지다.

그러던 어느 날, 가난할 뿐 평범해 보이던 두 사람 사이에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고 위기가 닥친다.

영화는 이들의 비참한 현실을 무미건조한 시선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나 바라본다. 이는 세상이 그들에게 갖는 무관심과 일맥상통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관객도 그런 세상을 구성하는 구성원 중 하나임을 꼬집는다.

극 초반에 등장하는 ‘연어 샌드위치’를 뺏기 위해 장난치는 두 사람의 모습은 평범한 남매 같아 보이지만, 영화가 끝난 후 강하게 기억남아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의 레아 세이두가 루이를, 케이시 모텟이 시몽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 연기를 펼친다. 2012년 베를린영화제에서 특별은곰상을 수상했으며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상영됐다. 12세 이상 관람가.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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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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