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산모 4년 새 2배 이상 증가… 평균 분만 연령 31.2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고위험 산모 임신·출산 관련 진료 경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임신과 출산 관련 질환으로 진료 받은 고위험 산모 수는 2010년 5만3507명으로 2006년 2만5855명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고위험 산모 중 매년 가장 높은 진료 점유율과 증가율을 보인 연령대는 30~34세였다. 평균 분만 연령도 2006년 30.4세, 2007년 30.5세, 2008년 30.7세, 2009년 30.9세, 2010년 31.2세로 매년 증가했다.
고위험 산모란 엄마나 아기가 사망하거나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거나 분만 전후 합병증이 정상 임신보다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는 임신 상태를 일컫는다. 주로 고령이고 초산일 때 고위험 산모가 되는 경우가 많다. 고위험 산모는 임신기간 중 임신성 당뇨 등 산부인과계 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지만 척추질환이 생길 위험도 크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은 “30대 여성은 척추의 노화가 시작되고 다이어트, 굽 높은 구두 등으로 인해 척추가 약한 상태인 경우가 많다”며 “허리가 약한 상태에서 임신을 하면 임신 자체가 허리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임신 전 반드시 척추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성의 신체는 임신을 유지하고 출산을 돕기 위해 여러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 변화는 척추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임신 5개월 이후부터는 출산을 돕기 위해 골반관절과 인대를 느슨하게 하는 릴랙신 호르몬이 분비된다. 호르몬 작용으로 인해 척추 인대도 느슨해져 척추의 안정성이 떨어진다. 특히 임신 중 체중이 10㎏ 이상 증가하고 상당한 무게가 배에 쏠린다. 이 때문에 복압이 증가하고 디스크 내 압력도 커짐에 따라 디스크가 탈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임신 중 체중-체형-호르몬 변화가 허리통증 유발= 허리디스크와 함께 신체의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이동하고 이를 보상하기 위해 허리가 과도하게 뒤로 젖혀지는 척추과전만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복근이 늘어나는 반면 허리를 뒤로 젖히게 하는 근육인 신전근이 지나치게 수축돼 허리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고도일 병원장은 “문제는 허리 통증이 생겨도 태아 때문에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을 수 없고 결국 출산 후까지 증세가 계속 악화된다는 점에 있다. 또 허리 통증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X레이와 같은 검사가 필요한데 임신 중에는 방사선 검사를 받기가 조심스럽다”며 “따라서 임신계획이 있는 30대 여성은 산전 검사에 척추 검사도 포함시켜 미리부터 허리 건강을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사 결과 허리가 약한 상태라면 허리 근육을 튼튼하게 만든 후 임신을 계획하는 것이 좋다. 허리 근육이 척추를 안정적으로 잡아줘야 척추에 무리가 덜 가서 통증이 예방된다. 엄마의 건강이 곧 태아의 건강이기 때문이다.
허리가 건강한 여성이라도 임신 중에는 대부분 허리 통증이 나타난다. 임신 중 허리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허리를 꼿꼿이 편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또 바닥의 물건을 들 때는 허리를 세우고 무릎을 굽혀서 들어 올리는 자세가 좋다. 몸을 비틀거나 기울어진 자세, 보폭이 너무 크거나 옆으로 벌리고 선 자세 등은 피해야 한다. 침대에서 돌아누울 때는 무릎을 모으고 구부려 움직여야 한다. 잘 때는 편안함을 느끼도록 목, 허리, 배, 무릎 등에 다양한 크기의 쿠션을 받쳐 주면 좋다.
척추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적정 체중 유지가 중요하다. 균형 잡힌 식단과 요가나 산책 같은 가벼운 운동으로 임신 중 몸무게가 지나치게 늘어나는 것을 막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