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몇 년 전 불법 성형시술 부작용으로 얼굴이 부풀어 올라 일명 ‘선풍기 아줌마’라고 불린 한 여성의 사연이 방송돼 불법 성형수술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도 불법 성형으로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 성형외과 전문의들의 귀뜸이다.
최근에도 무면허 성형 시술을 한 전직 간호조무사가 구속됐다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심한 경우 미장원이나 찜질방 등에서 접근한 후 보톡스나 콜라겐을 주사하면 피부가 팽팽해지고 부작용도 없다고 주변 여성들을 설득한 뒤 실제로는 출처가 불분명한 실리콘을 주입하는 경우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술을 받은 여성 중 상당수가 피부가 괴사하거나 변형되는 등 부작용을 겪다가 병원에서 수차례에 걸쳐 실리콘 제거 수술을 받는 경우도 많다.
이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주름제거시술이다. 이 때 보톡스나 필러 주사를 맞는 방식이 널리 사용되는데 외과적인 수술에 비해 간단하기 때문에 불법 성형시술이 가장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이석기 101성형외과 원장은 “불법 성형 시술의 경우 공업용 실리콘이나 파라핀, 아크릴 성분의 어메이징겔 등을 주사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 주사를 맞은 부위가 딱딱해 지는 ‘섬유화 반응’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원장은 이어 “불법 주사의 부작용은 짧게는 5~6년, 길게는 10년 후에 나타난다”면서 “처음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가 몇 년 후 주사를 맞은 부위가 부풀어 오르거나 딱딱해지면서 아프고 심한 경우 고름이 나오거나 피부가 괴사(죽는 것)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불법 주사를 여러 곳에 동시에 맞을 경우는 더 큰 피해를 초래한다. 대부분 이마와 턱에는 파라핀을 주사하고 볼에는 공업용 실리콘이나 어메이징겔을 주사하기 때문에 약을 섞어 맞는 데 따른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난다.
따라서 불법 시술을 받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만약 받았다면 섬유화 반응이 일어나기 전에 병원을 찾아 이 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 원장은 “많은 환자들이 불법 시술로 인한 부작용을 느끼게 되더라도 수술로 인해 얼굴이 더 망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물질 제거에 소극적인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요즘은 수술법이 발달해 흉터 없이도 이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