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찬 데서 자면 얼굴만 돌아갈까?

여름철 찬 데서 자면 얼굴만 돌아갈까?

기사승인 2012-06-04 07:51:00

허리주변 근육·인대 굳어 통증 및 디스크 유발… 앉아서 자면 척추 피로 가중

[쿠키 건강] #지난 석가탄신일 연휴에 친구들과 강원도에 펜션 여행을 다녀온 직장인 허모(32)씨는 ‘잠자리복불복’ 게임에서 져 바닥에 얇은 이불을 깔고 잤게 됐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급성 요통증세를 느꼈다.

왜일까. 물론 딱딱한 바닥이 허리를 충분히 받쳐주지 못하면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최소 3㎝ 이상의 매트릭스나 요가 깔려 있어야 한다. 하지만 보다 더 큰 원인은 바로 찬 데서 잤기 때문이다. 요즘은 날씨가 더워 바닥에 보일러를 틀지 않을 뿐만 아니라 큰 일교차로 인해 바닥온도가 많이 내려간 상태다. 겨울철, 추위로 인해 척추관절 환자가 많은 것과 같은 이치다.

여기에 친구들과 술까지 마셨을 테니 척추에는 최악의 악조건들이 조성된 셈이다. 술은 디스크에 혈액공급을 저하시키는 것은 물론 알코올 분해과정에서 단백질이 소화되면서 척추주변근육과 인대를 약화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얘기가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니라는 사실. 요즘처럼 날씨가 덥게 되면 숙면을 취할 수 없다는 이유로 맥주 한 잔 마시고 찬 바닥에서 자는 경우들이 실제로 많다. 이동걸 하이병원 병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허리와 등 부근의 체온이 떨이지면 혈액순환에 장애가 심해져 척추주변을 보호하는 근육과 인대가 단시간에 굳어지면서 척추를 압박할 수 있고 영양공급도 떨어져 허리가 약해지게 된다”며 “이 상태에서 아침에 갑자기 몸을 일으킬 경우 허리에 충격을 줘 급성요통이 발생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특히 척추질환자나 기왕력이 있던 사람의 경우 삐끗하는 정도의 가벼운 충격에도 급성디스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잠자리나 침대가 아닌 소파에서 잠을 자는 것도 척추건강을 위협한다. 소파의 푹신푹신한 쿠션으로 인해 척추 곡선이 틀어져 특정 부위의 디스크나 관절에 스트레스가 집중돼 척추 병을 유발시킬 수 있다. 로맨틱한 해먹(그물침대)에서 장시간 누워 있거나 잘 때도 동일한 조건이 조성돼 척추에는 좋지 않다.

또한 자동차에서 에어컨을 켜고 자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는 저체온증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목·허리 건강에도 가장 치명적인 잠자리라고 할 수 있다. 이동걸 병원장은 “좁은 좌석으로 수면자세의 변화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좌석을 뒤로 젖힐수록 척추 피로도가 상승하면서 주변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져 목·허리 통증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며 “자동차 외에도 비행기나 기차 안에서도 장거리 이동시 동일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좌석은 8~10도 정도만 가볍게 뒤로 젖혀 허리의 S자 곡선을 유지하는 것이 척추를 보호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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