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처방으로 공황장애 치료”

“한약 처방으로 공황장애 치료”

기사승인 2012-06-12 14:55:00

4년 공황장애 환자 3개월 만에 완치… 대한상한금궤의학회지에 논문 실려

[쿠키 건강] 한약만으로 극단적인 불안장애인 ‘공황장애’를 치료한 사례가 학회지에 실려 관심을 끌고 있다.

논문은 BAI(Beck의 불안장애척도) 수치가 모두 31점 이상으로 극심한 불안상태를 보였던 30대 남녀의 사례를 담고 있다. BAI는 22~26점일 경우 ‘불안상태’, 27~31점 ‘심한 불안상태’, 31점 이상 ‘극심한 불안상태’로 나눈다.

논문에 따르면 4년 동안 공황장애를 앓아온 A양의 경우 지난 2010년 1월부터 4월까지 총 3개월간 한방치료를 받고 완치가 됐다. A양은 BAI 수치가 무려 36점을 기록할 만큼 극심했지만 치료 보름 만에 심장의 두근거림과 불안증세가 호전됐으며 두 달이 지나자 발작 증세는 완벽히 소멸됐다.

노영범 부천한의원 원장은 이같은 내용의 양방에서 공황장애 확진을 받은 환자 2명의 임상치료 결과인 ‘영계감조탕 투여로 치료된 공황장애 환자 사례 분석 및 처방의 작용기전 고찰’ 논문을 ‘대한상한금궤의학회’ 학회지에 게재했다고 12일 밝혔다.

대한상한금궤학회는 음양오행의 균형을 중시하는 후세방인 ‘동의보감’이 아니라 고법의학인 ‘상한론’과 ‘금궤요략’을 기초로 ‘복부진단(이하 복진)’을 통한 치료를 연구하는 대표적인 한의학회다. 상한론(傷寒論)은 특히 중국의학에서 약물요법의 집대성자라고 지목되는 후한(後漢)의 장중경(張仲景)이 저술한 것으로 수많은 인체치료를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된 처방들이 기록돼 있다. 환자의 증상과 투약에 따른 예후까지 상세하게 풀이돼 처방이 용이한 것이 특징이다.

상한론에 따르면 공황장애 환자와 어울리는 한약처방은 논문 제목처럼 ‘영계감조탕(笭桂甘棗湯)’이었다. 노영범 원장은 “상한론에는 ‘제하계(臍下悸/ 배꼽 아래의 복부대동맥이 심하게 뛰어 편안하지 않은 병증)’와 ‘분돈(奔豚/ 아랫배에서 생긴 통증이 명치까지 치밀어 오르는 것이 마치 새끼돼지가 뛰어다니는 듯한 증상)’이 일어날 때 ‘영계감조탕’을 처방하라고 명시돼 있는데, 이는 복진을 할 경우 복부대동맥이 요동치고 아랫배의 근육이 뻣뻣한 공황장애 환자들의 증상과 아주 흡사하다”고 밝혔다.

보통 치료가 까다로운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의 특성상 한방치료를 받을 때 양약을 서서히 줄여나가는 방법을 고수하지만, 이번 사례는 양약 복용은 물론 뇌신경 이완치료, 심리치료를 일체 하지 않고 오로지 한약으로 치료했다는 점에서 이번 논문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노 원장은 설명했다.

현대의학에서 공황장애는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의 지나친 항진으로 인해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며 흥분과 발작증상이 생기는 질환으로 여기는 경향이 크다. 이 때 일반적으로 서양의학에서는 항우울제 등으로 치료하지만 약에 대한 의존성, 졸림이나 정신이 멍해지는 등의 부작용이 생기거나 재발될 가능성도 높아 완치가 쉽지가 않은 편이다.

반면 한약은 중추신경계의 신경전달물질의 제 기능을 바로잡아 자율신경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보다 근본적인 기능을 활성화시키는데 ‘영계감조탕’이 그 역할을 해낸다는 것이다.

노 원장은 “영계감조탕은 복령, 계지, 대조, 감초 등으로 한약재로 구성돼 있는데 ‘복령’은 교감신경의 항진을 조절하고 ‘대조’는 후두부 긴장으로 인해 뒷목이 뻣뻣해지면서 뇌의 불안전한 증상을 개선하며 ‘계지’는 시상하부의 항상성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오는 9월 한국에서 개최될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에서의 발표를 위해 신청? 접수된 상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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