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낮잠은 1시간만… 산책·스트레칭등 척추 건강에 도움
[쿠키 건강] 가수 보아는 최근 한 토크쇼에 출연해 “솔로로 지낸 지 2년이지만 피곤한 상태로 남자친구를 만나는 게 귀찮다”며 건어물녀임을 스스로 인정했다. 능력과 매력을 모두 갖춘 싱글 여성 중에는 의외로 보아처럼 일이 없는 주말을 집 안에서만 지내고 싶어 하는 건어물녀가 많다. 그러나 외부 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 있으면 피로가 풀릴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하루 종일 누워있거나 잠을 자면 척추를 비롯한 신체에 피로가 쌓이고 무기력감이 더 해져 월요피로증후군에 시달릴 수 있다.
◇오래 누워있는 자세, 서있거나 앉아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척추에 부담= 주중에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린 건어물녀라면 주말에는 푹 쉬고 싶어 한다. 건어물녀란 직장에서는 일 잘하고 똑똑한 여자지만 퇴근 후에는 혼자 집에서 후줄근한 차림으로 맥주에 오징어를 즐기는 싱글 여성을 가리킨다. 연애 세포가 말라버려 연애에 관심이 전혀 없어지고 건어물처럼 됐다고 해서 건어물녀라고 불린다.
주말 내내 손 하나 까딱 안하고 침대나 소파에 누워 휴식을 취하면 피로가 말끔히 풀릴 것 같지만 막상 월요일이 되면 월요피로증후군을 겪게 된다. 충분히 쉬고 출근했음에도 목과 어깨, 허리가 아프고 정신은 몽롱해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다.
신체가 건강한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척추와 근육이 이완과 수축 작용을 균형 있게 해야 한다. 적당한 휴식은 긴장된 척추와 근육을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휴식이 지나치거나 잘못된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면 오히려 척추가 딱딱하게 경직돼 통증이 생긴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은 “오래 서있거나 앉아 있으면 허리가 아프듯 오래 누워있어도 마찬가지다”며 “적당한 시간 동안 누워있으면 척추와 허리 근육이 이완되지만 지나치게 오래 누워있으면 오히려 척추가 경직돼 허리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침대에서 오랫동안 누워있는 자세뿐만 아니라 소파에 기대거나 스마트폰, 태블릿PC를 다루는 자세도 척추에 부담을 준다. 소파에 앉을 때 엉덩이를 등받이에 붙이지 않고 소파 끝에 걸치고 허리를 뒤로 젖혀 반쯤 누운 듯 앉으면 편안한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는 척추에 큰 부담을 준다. 푹신한 소파는 몸의 무게를 균등하게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척추에 부담을 주게 되고 옆으로 눕는 자세 또한 목과 허리에 무리를 준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게임을 하면 목과 어깨가 앞으로 움츠려들고 손목과 손가락에도 통증이 생긴다. 이같은 잘못된 자세가 반복되면 척추에 만성통증이 생기고 목과 허리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가 앞당겨 진다.
◇부족한 잠은 주말 낮잠 1시간이면 충분= 월요피로증후군을 피하기 위해서는 침대에서 뒹굴거나 소파에 늘어져 있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TV를 보거나 게임을 할 때도 한 시간에 한 번씩 자세를 바꿔주고 화장실을 가거나 물을 마시는 등의 행동을 의식적으로 하면서 틈틈이 움직여야 한다. 실내에서 요가나 스트레칭으로 전신 근육을 고루 풀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선선한 오전이나 해가 진 오후에 한 시간 정도 집 근처 공원이나 운동장을 산책하는 등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잠자는 시간을 늘린다고 피로가 가시지는 않는다. 잠은 평소 수면시간 정도만 자는 것이 좋다. 주중에 만성수면부족을 겪는 경우라면 주말에는 평소보다 조금 더 일찍 잠자리에 든다. 또 낮잠은 1시간 정도 자는 것만으로도 수면부족으로 일어날 수 있는 정신적 육체적 부작용을 대체로 해결할 수 있다. 그 이상 자면 척추 피로나 무기력감, 스트레스가 오히려 커진다.
이동환 고도일병원 만성피로센터 원장은 “주말에 몰아서 자는 습관은 수면각성주기 리듬을 깨트려 피로와 스트레스를 불러 온다”며 “평일은 물론 휴일에도 가능한 밤 11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고 7~8시간 일정하게 수면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잠들기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면 척추와 근육을 이완시키고 숙면하는데 도움이 된다. 잠자는 자세도 중요하다. 천장을 보고 누워 바른 자세로 자는 것이 가장 좋다. 무릎 밑에 낮은 베개를 하나 받쳐 주면 척추 곡선이 유지돼 허리가 덜 아프다. 잠에서 깬 뒤에는 허리를 일으켜 바로 일어나지 말고 한쪽 옆으로 몸을 돌려 누운 후 무릎을 가슴 쪽으로 끌어당긴 다음 일어나도록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