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간호하려다 오히려… “간병하는 가족들도 몸 건강 챙기세요~”

병 간호하려다 오히려… “간병하는 가족들도 몸 건강 챙기세요~”

기사승인 2012-07-18 16:38:01
[쿠키 건강] #김(45·여)씨는 6년째 병으로 누워있는 남편을 간호하고 있다. 하지만 몇 달 전부터 손끝이 저리고 찌릿 거리는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저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생기는 증상이려니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수건을 짜는 등 손목을 사용할 때마다 통증이 밀려왔고 결국 밤에 잠을 설칠 정도의 통증이 나타나자 결국 진단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진단결과 수근관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은 김씨는 그러나 자신에게 나타난 질환보다 남편의 간호에 지장이 생길까 걱정이다.



모든 환자 가족들의 바람은 환자들이 하루 빨리 완쾌돼 퇴원하는 것이다. 이렇듯 간절한 마음과는 달리 장기간 병원에서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이때 환자들을 옆에서 돌보는 것은 전문 간병인들도 있지만 주로 환자의 가족들이다. 이때 환자의 건강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간병인의 건강이다. 하지만 간병인들은 환자들을 돌보느라 정작 본인의 신체 건강에는 대부분 소홀한 경우가 많다. 간병인들이 주의해야 할 질환의 정보와 예방 및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환자 지탱해주는 간병인의 어깨 ‘회전근개손상’ 노출… 방치 시 파열 우려= 간병인들이 가장 많이 하게 되는 동작은 환자와 관련된 동작이다. 환자가 넘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잡아주거나 침대에서 일으킬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위는 바로 어깨다. 이러한 동작이 반복되면 어깨에 지속적으로 무리가 가해져 회전근개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 회전근개란 어깨관절과 팔을 연결해주고 있는 4개의 근육을 일컫는데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퇴행으로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나이가 많은 간병인들의 경우 더욱 조심해야 한다. 만일 회전근개가 손상되면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이 계속되고 근육이 위축돼 팔을 들어올리기조차 힘들어진다.

이를 방치할 경우 팔의 움직임과 상관이 없이 통증이 일어나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일 회전근개손상을 방치해 파열로 발전됐을 경우에는 내시경을 통한 수술이 불가피하다. 내시경시술은 피부를 4㎜로 절개하고 내시경을 삽입, 끊어진 힘줄부위를 확인해 봉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관절 내부를 직접 보면서 시술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시술과 치료가 가능하다. 김창우 정동병원 원장은 “환자를 간호하는 간병인들의 경우 대다수가 질환이 나타나더라도 환자 건강을 우선 시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만일 회전근개가 손상될 경우 초기에 어깨를 따뜻하게 보호하고 움직임을 최소화한 뒤 주사치료를 시행해 질환이 발전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환자 걱정에 편히 잘 수 없는 간병인의 목과 어깨 ‘근막통증후군’ 위험= 간병인들은 제대로 잘 수도 없다. 자나 깨나 환자들 걱정에 다리를 펴고 잘 시간도 없고, 환자의 침대 옆에서 엎드려 자거나 간이침대에 누워 쪽잠을 자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장기간 이런 자세로 잠을 자다 보면 목과 어깨에 경직이 나타나고, 이를 제때 풀어주지 않으면 지속적인 경직으로 이어져 근막통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근막통증후군이란 흔히 우리가 ‘담’이라 부르는 질환으로 장시간 근육의 과도한 사용으로 어깨와 목에 통증이 나타난다. 이는 주로 잘못된 자세와 스트레스로 인해 어깨나 뒷목 주변 근육이 쉬지 못하고 오랜 시간 긴장하면서 근육에 영양분과 산소가 부족해져 발생한다. 처음에는 목 뒷부분이나 어깨 부위가 결리는 정도지만 점점 바늘로 찌르거나 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고 통증 부위의 근육이 단단하게 뭉쳐지며 뭉쳐진 부위를 누르면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간병인 스스로 틈틈이 어깨를 돌리는 스트레칭을 시행하고 따뜻한 수건 등으로 찜질해 압박된 근육 주위를 풀어줘야 한다.

근막통증후군이 발생하면 간병은 물론 일상생활까지도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의 정도가 경미한 수준이라면 약물이나 운동 치료, 휴식을 통해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통증 유발점에 스테로이드나 보톡스를 주사함으로써 통증 유발 부위의 섬유화를 막을 수 있다. 또한 관련 교감신경에 국소마취제를 주사하면 혈액순환의 촉진을 도울 수 있고 통증물질이 제거되며 흥분된 신경이 가라앉아 상대적으로 쉽게 효과를 볼 수 있다.

◇수건과 걸레 돌리고 짜고~ 간병인의 손 ‘수근관 증후군’ 노출= 수건은 간병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물건 중 하나다. 환자의 몸을 닦아주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사용해야 하는 수건을 빨고 환자의 주변을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해 걸레를 빨고 닦는 일이 잦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과도하게 손목을 사용하다보면 수근관 증후군에 노출될 수 있다. 수근관증후군은 흔히 손이 저린 증상으로 시작되는데 이를 일시적인 혈액순환장애로 생각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를 방치하면 손가락에 감각이 없어지는 등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수근관증후군은 쉽게 말해 손으로 가는 힘줄과 신경, 혈관들이 손목의 좁은 부분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압박을 받아 발생하는 마비 현상으로 반복되는 손목의 사용으로 인해 손목 인대가 두꺼워지거나 손목 터널 안의 압력이 높아져 손목 신경을 누르게 되면서 발생한다. 만약 통증과 손 저림 증상이 심해진다면 약물치료와 주사로 약물을 손목 및 터널에 주입하는 주사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에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손목 터널 중 인대가 누르고 있는 부위를 작게 절개해 신경을 압박하는 부분을 끊어주는 손목인대절개술을 받아야 한다. 최소 절개법인 이 수술은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에 10분가량이면 시술이 끝난다. 수술 후에는 부목고정을 하고 4주간 무리한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평소 수근관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목을 자주 스트레칭 해주는 것이 좋고 손목을 사용하는 동작을 할 때는 보호대를 해 움직임을 최소화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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