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경남 통영 초등학생 한아름(10)양의 살해 용의자 김모(44)씨가 사건의 목격자로 행세하며 방송사와 인터뷰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여론은 “범죄 영화의 악당을 보는 것 같다”며 몸서리쳤다.
22일 통영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일 방송된 MBC 아침 뉴스에서 목격자로 출연한 김모씨와 용의자 김씨는 동일 인물이다. 당시 김씨는 이 방송에서 “오전 7시30분 사이 집에서 나왔다. 아름이가 (버스)정류소에 있는 것을 보고 나는 밭으로 갔다. 그 이상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의심할 수 없을 만큼 담담한 표정과 말투로 거짓 목격담을 늘어놨다.
목격자 김씨와 용의자 김씨가 동일 인물이라는 주장은 이날 오후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불거졌다. 한양을 살해한 혐의로 검거돼 경찰서 안으로 들어간 용의자 김씨의 얼굴이 모자이크로 가려져 보도되자 방송 인터뷰를 기억한 일부 네티즌들이 동일 인물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었다. 김씨의 성과 연령, 얼굴형, 머리카락 색과 모양 등은 네티즌들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여론은 경악했다. 네티즌들은 “어린이를 살해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지상파 방송 뉴스에서 목격자로 행세하고, 뻔뻔하게 거짓말을 늘어놓는 김씨의 대담함이 무섭다”거나 “범죄 영화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방송사 기자도 황당할 것”이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김씨의 얼굴과 실명이 공개된 방송 화면을 퍼뜨리고 있다.
김씨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트럭을 밭에 세우고 일하는데 태워달라는 한양을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을 시도했다. 한양이 반항해 목 졸라 숨지게 했다”고 진술했다.
통영경찰서 관계자는 “김씨가 이미 유사 범행을 저지른 바 있어 사건 초기부터 용의자로 지목됐지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우연히 방송사와 인터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