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펜싱에서 신아람(26·사진)의 메달을 빼앗은 ‘1초 오심’ 패러디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유명인의 릴레이 패러디가 이어지는가 하면,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한국어판에는 1초에 대한 정의가 다시 쓰였다.
1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는 지난 31일 영국 런던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여자 에페 준결승전에서 신아람에게 패배를 안긴 ‘1초 오심’에 대한 패러디가 줄을 잇고 있다. 당시 신아람은 마지막 1초를 남기고 브리타 하이데만(30·독일)과 박빙의 승부를 벌이다 경기 종료를 살짝 넘기고 허용한 찌르기를 심판이 인정하는 오심으로 눈물을 쏟았다.
이에 우리나라 네티즌은 ‘1초 오심’ 패러디 발언으로 응어리를 풀었다. 네티즌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1초면 풀지 못한 네 문제를 찍을 수 있고 이걸 모두 맞히면 인생도 바꿀 수 있다”거나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가 런던올림픽 육상에서 1초 오심으로 8초대를 돌파해 인류의 한계를 뛰어넘기 바란다”며 풍자와 조롱을 퍼부었다.
“내 삶이 1초 남아도 부모님이나 애인에게 전화를 걸어 사랑을 고백하기에 충분하다”거나 “폭탄을 해체하다 1초 남으면 폭탄을 안고 아동 성범죄자에게나 일본 야스쿠니신사로 돌격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는 등 인생 고찰형 패러디도 잇따랐다.
유명인도 가담했다. 소설가 이외수(66)씨는 이날 자신의 SNS 트위터(@oisoo)를 통해 “펜싱 경기를 본 뒤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 1초에 장편소설 한 편을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적었고, 문화비평가 진중권(49·@unheim) 동양대 교수는 “1초가 이렇게 길면 인간은 영생할 것”이라고 했다. 김태호(37·@teoinmbc) MBC PD는 자신이 연출하는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이번주 방송분에 대해 “1초 연장 방송”을 선언했다.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ww.wikipedia.org) 한국어판에는 1초를 정의하는 근거가 추가됐다. 위키피디아는 1초에 대해 시간의 기본단위이라는 설명과 특정 전파의 진동수에 따른 물리학적 정의와 더불어 “가끔 펜싱 종목에서 독일의 성인 여성이 에페로 4번 공격하며 점수를 획득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1초로 정의한다”는 설명이 붙었다. 우리나라 네티즌이 직접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한체육회는 이날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 메인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아람의 스포츠맨 정신을 높이 평가한 국제펜싱연맹(FIE)의 ‘특별상’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혔으나 신아람은 “특별상을 받으면 오심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거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 트위터@kco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