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2012년 런던올림픽 개막식에서 일본 선수단이 대회 조직위원회 측 인솔자의 실수로 주경기장에 입장하자마자 퇴장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개막식 행사의 클라이맥스가 일본 선수단 없이 진행된 사실을 대회 개막 일주일 만에 접한 일본 열도는 충격에 휩싸였다.
3일 교도통신과 로켓뉴스24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 선수단은 지난달 27일 영국 런던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개막식에서 국호 영문명의 알파벳 순서에 맞게 정상적으로 입장했으나 트랙을 한 바퀴 행진한 뒤 다른 국가 선수들이 모인 필드로 들어가지 않고 출구를 향해 빠져나갔다. 인솔자의 실수가 이유였다.
이로 인해 일본 선수단은 성화 봉송 등 올림픽 출전 선수들만 누릴 수 있는 영광의 순간을 만끽하지 못하고 주경기장 밖에서 대기했다. 약 40여 명의 일본 선수들은 행사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모두 선수촌으로 돌려보내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한 여성 선수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왜 퇴장하는지도 모르고 숙소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에 주경기장을 바라보니 불꽃놀이를 하고 있었다. 개막식 행사를 끝까지 보고 싶었는데 분하다”고 밝혔다.
개막식 중계방송은 통상 입장하는 선수단 위주로 화면을 구성하는 만큼 행진을 마친 선수단의 경로 이탈을 텔레비전으로 확인할 수 없다. 일본에서 이 같은 사실이 곧바로 전해지지 않은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주경기장을 방문한 한 일본인 네티즌이 의혹을 제기하고 언론이 이를 보도하고 일본올림픽위원회가 진상을 규명할 때까지 일주일간 일본에서는 선수단이 개막식에서 겪은 비극을 모르고 있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일본올림픽위원회의 진상 조사 과정에서 사과했지만 일본 여론은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일본 네티즌들은 “텔레비전에서 어느 순간부터 일본 선수들을 전혀 볼 수 없어 이상했다. 이제 이유를 알았다(AiI****)”거나 “혹시 방사능 때문에 격리 조치한 것인가(TomokaJe****)”라며 격노했다. 로켓뉴스24는 “이번 대회에서 판정 번복이나 운영 미숙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성공한 대회라고 말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