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일본 우익단체가 반한(反韓) 시위에서 우리나라 여성에게 위협을 가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는 일본 우익단체가 공개한 반한 시위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2일 국내 인터넷 포털 사이트 동영상 게시판에는 ‘한국정벌 국민대행진에서 조선인에게 습격당한 사쿠라이 회장(韓國征伐國民大行進にて朝鮮人に襲われる櫻井會長)’이라는 제목으로 일본 우익단체가 반한 시위를 벌인 지난달 25일 일본 신오쿠보 한류 거리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3분52초짜리 영상이 공개됐다.
일본인이 한국인에게 공격을 당한 듯한 제목과 다르게 영상에는 일본인 남성이 한국인 여성에게 고함을 지르면서 위협하고 한국인 여성이 저항하는 과정이 담겼다. 한국인 여성을 위협한 일본인 남성이 영상 제목의 ‘사쿠라이 회장’으로 추정되지만 실체는 명확하지 않다.
영상에서 한국인 여성이 일본 우익 시위대의 주장에 “시끄럽다”며 반박하자 일본인 남성은 몸싸움이라도 하려는 듯 다가간다. 이어 격한 상황이 벌어진 듯 영상은 심하게 흔들렸으나 한국인 여성이 가까이 다가온 일본인 남성과 몸싸움을 벌인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일본인 남성은 “범죄자 조선인은 일본에서 나가라. 천황(일왕)폐하 만세”라고 소리를 질렀고 한국인 여성은 우리말로 욕설하며 대응했다.
일본인 남성은 한국인 여성과 언쟁을 끝낸 뒤에도 마치 피해를 입은 듯 “깜짝 놀랐다”거나 “조선인에게 카메라를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일본 경찰의 제지를 당할 때까지 한류 거리를 지나면서 한국 상점들을 향해 재일한국인 추방이나 독도 영유권 주장 등의 망언을 이어갔다.
이번 사건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결정전 직후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에서 이어진 일본의 독도 관련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안과 일본 올림픽 체조대표팀 욱일승천기 유니폼 논란 등으로 한일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일본 우익단체의 신오쿠보 반한 시위 도중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일본 시위대는 일장기와 욱일승천기를 들고 30분가량 시위를 진행하면서 재일한국인 추방과 독도 영유권 주장은 물론, 한국 상점 불매와 한류스타 거부 운동까지 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관계가 악화된 뒤 일본인이 많은 서울 명동 등에서 테러 사건이 발생하지 않은 한국과 다르게 한국인에게 테러 수준으로 위협이 가해진 일본 측 상황에 우리나라 여론은 들끓었다.
우리 네티즌들은 “영상 속 여성이 실제로 다치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항의해야 한다”거나 “한국에서 일본인 상대 테러가 발생하면 일본 여론은 엄청나게 엄살을 부릴 것”이라며 격노했다. 한 네티즌은 “일본의 광기는 이미 관동대지진(1923년) 조선인 학살 때 증명됐다. 대규모 자연재해 피해를 입은 뒤 화풀이 대상을 찾아 패거리로 폭력을 휘두르는 습성이 고스란히 남았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