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이하 위원회)는 경미한 뇌출혈로 입원한 환자에게 혈종 제거를 위한 배액관을 잘못 삽입해 사망에 이르게 한 병원 측이 유족들에게 5240만원을 지급하도록 지난 10월 22일 조정결정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윤모(75·남·부산 거주)씨는 2011년 10월 20일 만성 경막하혈종 진단에 따라 혈종제거술(배액관삽입술)을 받았으나 수술 직후부터 고혈압이 나타나고 의식까지 잃었다. 뇌 CT 검사를 다시 시행한 결과, 뇌실내 출혈이 확인됐고 그 다음날 바로 사망했다.
병원 측은 “사망한 유모씨의 경우 고혈압으로 뇌혈관이 터져 발생한 자발성 고혈압성 뇌출혈”이라며, 책임이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위원회는 혈종을 제거할 목적으로 뇌 조직 밖에 삽입한 배액관이 뇌 조직을 뚫고 뇌 안 깊은 곳까지 들어가 뇌출혈을 발생시켰다며 “배액관을 잘못 삽입한 의사의 과실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또 병원 측이 혈종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뇌출혈을 발생시킨데다 이를 알지 못한 채 4시간 가량 방치해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켰다며 잘못을 지적했다. 다만 환자의 기왕병력 및 나이, 수술 위험성을 고려해 병원 측의 책임범위를 80%로 제한했다.
위원회는 “의료분쟁은 의료 행위의 특수성으로 인해 의사의 과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조정결정은 분쟁조정위원회 심의과정에서 손해배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의료상의 과실을 밝혀내고 병원 측에 합리적인 보상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메디포뉴스 배준열 기자 jun@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