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리뷰] 십센치, 너희 내년엔 잠실 주경기장 가자

[쿠키 리뷰] 십센치, 너희 내년엔 잠실 주경기장 가자

기사승인 2013-02-24 16:02:01


[쿠키 연예] 인디 밴드 십센치(10cm)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단독콘서트를 개최한다고 밝혔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최대 1만 2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이 공간에 클럽 위주의 공연을 펼치던 인디 밴드가 도대체 몇 명이나 채울 수 있을까라는 점 때문이었다.

그리고 공연장을 들어서며 또다른 의문이 들었다. 팬층이 두꺼운 아이돌 그룹들이 자신들의 팬들과 접촉점을 최대한 가깝게 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티(T)자형 무대를 십센치가 왜 설치했을까였다. 자리에 앉아, 혹은 아무리 ‘방방’ 뛰어도 어느 정도 공간 활용의 한계가 있다는 선입견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우려와 의문은 시간 낭비에 불과했다.

23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진 2집 ‘2.0' 발매 기념 단독콘서트-파인 땡큐 앤드 유(fine thank you and you)?’에서 십센치는 그 어느 아이돌보다, 그 어느 내한공연 팝스타들보다 그 넓은 체조경기장을 뜨겁게 달궜고, 좁게 만들었다.

조용히 걸어 들어온 윤철종은 기타로 분위기를 잡아갔고, 다른 쪽에서 걸어 나온 권정열은 젬베를 두드리며 ‘새벽 4시’를 불렀다. 이어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를 부른 권정열은 “이정도 관객들 앞에서 공연하는 것이 저희에게는 편안한데, 여러분들이 상기된 것 같다. 물론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불안불안할 것 같다”며 농담반 진담반으로 체조경기장에 서는 부담을 적절히 털어냈다.

그러나 이 부담이 완벽하게 털어냈다고 느껴진 순간부터 체조경기장은 십센치에게 좁은 공간이었다. ‘스타킹’을 박진영의 ‘허니’와 섞어 부르며, 관객들을 몰입시켰고 ‘안아줘요’를 부를 때는 관객들을 자신들의 품 안에 끌어들이더니 돌출 무대로 튀어나와 삼바 댄스를 선보였다. 그때부터 이들은 광란(?)의 무대를 이끌었다. 권정열은 “노래는 아무렇게나 부르겠다. 그냥 놀겠다”며 팬들에게 선전포고(?)를 했고, 팬들은 환호로 답했다. 거의 노래를 부르지 않는 윤철종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을 ’혼자서 부르며 새로운 모습을 보였고, 뜬금없이 플로어 석에 앉아있던 팬에게 자신이 사인이 담긴 기타를 돌발적으로 선물해 큰 박수를 받았다.

절정은 2부였다. 2층 무대 중간에서 마칭밴드의 모습으로 ‘사랑은 은하수 다방’을 부르며 등장한 십센치는 두 명의 깜짝 게스트로 팬들을 앉아있게 하지 못하게 했다. 래퍼 버벌진트는 권정열이 피처링한 자신의 디지털 싱글 ‘굿모닝’을 들려줬고, MBC ‘무한도전’에서 호흡을 맞췄던 하하와는 ‘찹쌀떡’과 ‘죽을래 사귈래’를 불렀다. 재미있는 것은 게스트 둘 다 별다른 멘트 없이 무대에 올라와 열정적으로 노래만 부르고 사라진 것이다. ‘깜짝 등장’도 눈길을 끌었지만, 순식간에 사라져 팬들에게 큰 웃음을 준 셈이다.

약 2시간 40분 동안 20여 곡을 들려준 십센치는 무대 막바지에 이르자 결국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윤철중은 눈물을 보였고, 윤철종의 기타 연주는 더욱 묵묵하게 들려왔다. 그러면서 이들은 “무모했지만 우리의 꿈이 현실이 됐?. 이제는 잠실 주 경기장이 남았다”고 말해 체조경기장을 채운 6000여 팬들의 커다란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팬들은 이날 십센치의 열정을 통해 느꼈다. 길지 않은 시점에 잠실 주 경기장에서 십센치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사진=프라이빗커브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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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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