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노환규 회장, 담적병 “과학적 근거 부족” 지적

의사협회 노환규 회장, 담적병 “과학적 근거 부족” 지적

기사승인 2013-02-26 14:54:01
“의사가 병을 새로 발견한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 의구심 제기

[쿠키 건강] “검증이 되지 않은 전통의학에 의사면허를 부여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중국과 우리나라밖에 없다”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은 지난 24일 대한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정기총회에서 축사를 통해 학생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노환규 회장이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 홈페이지에 올린 담적병에 관한 글을 올린 것에서부터 비롯되어 의사들 사이에 때 아닌 한의학에 대한 논쟁이 인터넷상에서 불붙고 있다.

노 회장은 한 일간지에서 우연히 인터넷에서 '담적병'이라는 병명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전했다.

담적병은 위장병을 전문으로 보는 전국적인 규모의 네트워크 한방병원의 병원장이 발견한 병이다.

노 회장은 “그 한의사에 의하면 주로 과식·폭식, 방부제·농약 같은 독성 음식과 만성변비에서 만들어진 음식 노폐물이 부패하여 담(痰) 독소를 만드는데, 이것이 위(stomach)의 외벽을 돌처럼 딱딱하게 굳게 함으로써 소화가 안되게 하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또 그 한의사는 이 병에 대해 ‘담적병’이라고 명명하고 치료법도 발견했는데 굳어진 위장을 풀고, 담 독소를 제거해 위장을 강화시키는 담적 치료법을 개발하고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상태라는 것.

실제로 인터넷에 담적병에 대한 검색을 하면, 이 병명이 널리 알려진 병명이고 그 한방병원장은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한의사임을 알 수 있다.

본지에서도 확인결과 그 한방병원장은 한의과대학의 교수를 역임하고 보건복지부 표창까지 받았으며 한의대가 아닌 국내 한 의과대학의 외래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환규 회장은 “의사가 병을 새로 발견한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담적병이라는 병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현대의학의 경우 새로운 병을 발견하고 치료법을 검증받기 위해서는 근거를 남기고 경험을 나누기 위해 사례 보고(case report)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미 알려진 흔한 병을 새로 발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미 수많은 의사들에 의해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글을 접한 의사들은 대게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실력있고 품위있는 사람들이 모여 같은 실험과 같은 통계처리과정을 거쳐야 한다”거나 “한의학의 진맥을 신뢰할 수 없다”라는 등 한의학 자체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한의학에 대해 확실한 과학적인 근거나 증명 등이 없다는 비난 섞인 주장이 많았다.

더 큰 문제는 노 회장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최소 8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이 넘은 돈을 지불하고 해당 한방병원으로 ‘담적병’을 치료하러 다닌다는 것이다.

노 회장은 지난 24일 의대협 정기총회에서도 “의사와 한의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에 검증되지 않은 전통의학에 의사면허를 주는 나라는 중국과 우리나라밖에 없다”며 우리나라 한의사 면허는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9월 25일 국민의료법이 제정 공포되면서 한의사제도가 탄생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에게 잘못된 의료제도와 관련 너무나 많은 현안이 있다”며 “의사에게는 환자에게 좋은 치료를 제공할 의무도 있지만, 잘못된 치료가 제공되는 것을 막을 의무도 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포뉴스 배준열 기자 jun@medifo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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