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터뷰를 하고 이를 기사화하는 과정은 가끔 곤혹스럽다. 인터뷰이가 이런저런 말을 많이 했지만, 실상 글로 옮기려면 별 내용이 없는 경우도 많고, 팬들에게 모든 내용을 전달하고자 하지만, ‘기사’라는 테두리에 내용을 넣다보니 많은 것을 버릴 때도 있다.
최근 만난 레인보우(김재경, 고우리, 김지숙, 노을, 오승아, 정윤혜, 조현영)는 후자다. 신곡‘ 텔미텔미’로 1년 8개월 만에 컴백한 레인보우는 요즘 유행어로 하자면 “밝아도 너무 밝아졌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다. 그래서 보통 인터뷰 기사를 쓸 때, 인터뷰이의 말과 인터뷰어의 평가 혹은 설명이 이어지는 구조로는 레인보우의 이 성향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현장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봤다. 낮 3시 햇볕 쨍쨍한 합정동 한 카페에서 만난 레인보우의 수다를 말이다.
- 1년 8개월만의 컴백이다. 방송 무대를 이제 어느 정도 올라갔는데 기분이 어떤가?
재경 “사실 노래에 대한 반응을 우리도 잘 모르기 때문에 대중들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해요.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거리에 나가봐야 음악은 자주 나오는지, 사람들이 얼마나 흥얼거리는지 신곡에 대한 반응을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스케줄 때문에 아직 길거리에 나가지 못했어요.”
윤혜 “인터넷에 올라오는 반응은 소수의 의견이라 무조건 받아들이기는 힘든 측면이 있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도 반응이 나쁘지 않고 팬들도 많이 좋아해줘서 고마워요.”
- 새 앨범은 굉장히 밝아졌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면서 멤버들의 성향도 밝게 느껴진다.
승아 “이번 앨범은 전체적으로 밝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죠. 그러한 노력 때문인지 새로운 팬들이 많이 생겼어요.”
재경 “우리가 음악활동을 시작한지도 이제 벌써 5년차에 접어들었는데 애교 섞인 목소리로 ‘사랑해 달라’는 노래를 부르기는 이번이 처음이에요.(웃음) 지금까지는 항상 남자들을 세게 밀어 붙이는 노래가 대부분 이었어요. ‘가십 걸’(Gossip Girl) ‘에이’(A)가 그런 곡이죠 데뷔 이후 이렇게 사랑스런 노래를 부르기는 처음이죠.”
승아 “성격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노래를 부르며 깨달았어요. 지난번 곡인 ‘스위트 드림’(Sweet Dream)은 애인을 놓치고 싶지 않은 수줍은 여자의 마음을 노래한곡 이었는데 그 때는 저도 모르게 말수가 줄었어요. 노래에 감정이입을 하다 보니 스스로도 다운 됐던 거죠. 반면에 이번에는 밝은 곡들이 많아서 그런지 자주 얘기하고 싶고 업(Up) 된 느낌이에요.”
- 그렇다고 그동안 레인보우가 그렇게 어두운 이미지는 아니었다고 생각하는데.
재경 “그렇지만 우리가 상큼한 이미지도 아니었죠.(웃음) 나이가 더 들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이런 콘셉트로 팬들을 만나고 싶었어요.”
우리 “그래서 저는 길었던 머리도 짧게 잘랐고요.”
- 1년 8개월 만에 활동하는 것도 신나겠지만, 동시에 음악 프로그램 대기실을 찾아서는 많이 달라졌다고 느꼈을 것 같다.
재경 “대기실의 가장 큰 변화는 옛날엔 저희가 선배들을 찾아다니며 인사했는데 지금은 후배들이 CD를 들고 와 먼저 인사하시더라고요. 스태프들도 이제는 어린 동생들이 대부분이다. 대기실의 선배가 문희준, 김태우 선배뿐이에요.(웃음) 두 선배한테 ‘안녕하세요! 레인보우가 떴습니다’며 소개를 했는데 ‘안녕하세요! 20세기 아이돌 문희준, 김태우에요’ 라며 장난을 치시더라고요. 그 때 웃음이 나면서도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음악 활동을 한다는 게 부러웠다. 결론은 이젠 대기실에 가면 선배가수 보다 후배가수를 더 많이 보게 된다는 겁니다.”
- 현재 활동하는 가수들을 보면, 선배 급 가수들이 많이 빠지고 이제는 ‘고참’이다.
우리 “‘주간 아이돌’ 이라는 예능프로그램에 나갔었는데 ‘중견 아이돌’ 이라고 계속 형돈 선배가 놀리더라고요.(웃음)”
- 생각해보면 레인보우가 활동 연차에 비해서 활동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던 것 같다. 요즘 아이돌 그룹들은 워낙 빨리 빨리 나와서 컴백이라기보다는 후속활동 느낌이 강하다.
윤혜 “그래서 저희가 이번 앨범이 정규 1집이라고 말하면 다들 놀라는 반응이에요. 정규앨범이 늦게 나오긴 했죠.”
- 멤버들의 나이도 어느덧 많아졌지만, 그래도 막내가 이제 23살이다.
현영 “23살이긴 하지만 다른 아이돌 그룹에서는 제 나이가 거의 리더 급이에요.”
멤버들 “실세에요. 실세, 우리 막내가 얼마나 무서운데요.(웃음)”
- 1년 8개월만에 서는 무대는 어떤가. 긴장할 것 같지는 않고, 새로운 느낌이 들 것 같은데.
승아 “오랜만에 활동해서 그런지 저희 스스로도 즐거워 한다는 게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더라고요.”
우리 “무대에서 혼자 랩을 하는 부분이 있는데 다른 멤버들은 무대에서 즐기며 놀고 있더라고요. 방송사고가 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들 정도로 신나게 놀더라고요.(웃음) 최근에 야외무대에서 즐겁게 너무 놀다가 ‘빵 터진’ 웃긴 사진이 기자 분에게 찍히기도 했어요.”
지숙 “사진 기자 분들의 참신한 기사 제목에 놀랍다. ‘이러다가 언니한테 한 대 맞을 듯’ ‘언니 놀리는 맛에 살아요’ 등 저희들 표정에 맞춰서 생각지 못한 제목들을 붙여줘서, 저희도 항상 놀라요.(웃음)”
- 2009년 데뷔한 이래 ‘에이’(A) 이후로 크게 성공한 게 없는 것 같다. 컴백할 때 성공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을 법 할 것 같다.
재경 “사실 ‘빵 터트리겠다’는 욕심은 조금 접었어요. 오히려 성공에 대한 압박이 클수록 부담감 때문에 더 안 되는 것 같더라고요. 이번 앨범 활동의 목표는 인지도를 높이는 데 뒀죠. 레인보우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우리 팀의 색깔을 더 명확하게 보여주고 싶어요. ‘대박’은 다음 앨범에서 보여주고자 하죠.”
우리 “지금은 힘을 조금 빼고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커요. 사실 소속사 사장님에게 밝은 노래를 해보고 싶다고 자주 말해왔어요. 결국 정규 앨범 6곡 모두가 전체적으로 밝은 느낌으로 만들어졌죠.”
- 레인보우를 평가하는 것 중에 “다들 이쁜데, 색깔이 비슷해 멤버별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는 말도 있었다. 그만큼 전체가 비슷한 느낌을 풍겼는데, 이번에 보면 각자의 개성이 확연하게 느껴졌다.
재경 “데뷔를 시작하고 처음에는 굉장히 겁이 많았어요. ‘이런 말을 해도 되는 걸까?’ 라는 생각에 스스로 필터링을 많이 했고 기계적인 답변을 많이 했었죠. 그런 것이 많이 보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많이 달라졌어요. 대중과의 소통에서 중요한 것은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마지막 활동할 때보다 나이가 2살이나 더 먹어서 그런 거 아닌가.
멤버들 “그런 측면도 없지 않아 있어요.(웃음)”
현영 “쉬는 동안 그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 많이 성숙해졌어요. 어떻게 보면 공백 기간이 유익한 시간으로 작용한 것 같죠.”
멤버들 “그래도 많이 쉬었어요. 그만 쉬고 싶어요.(웃음) 더 쉬면 안되요. 말이 씨가 되요.”
- 사실 타이틀곡은 ‘텔미텔미’지만 수록곡 ‘골든 터치’(Golden Touch) 노래가 좋았다. 단지 수록곡으로만 남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경 “‘골든 터치’ 음악이 좋아 이사님에게 ‘1주일만 주면 무대를 즐겨보겠다’고 말했어요. ‘골든 터치’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텔미 텔미’도 괜찮아요.(웃음) 저희 꿈은 ‘골든 터치’를 바로 후속곡으로 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 한 곡에 6주, 합쳐서 12주 활동이 체력적으로 가능한가. 스스로 나이가 들었다고 말을 하고 있는데.
멤버들 “충분히 가능합니다. 해보고 싶어요.(웃음)”
윤혜 “피곤한 것도 저희는 즐길 수 있어요. 음악방송 무대에 서면 팬들로부터 기운을 받아요. 쉰 기간이 워낙 길었기 때문에 팬들의 응원은 항상 에너지가 되어 주는 것 같아요.”
멤버들 “재경의 노래방 애창곡은 김광석 선배의 ‘서른 즈음에’에요. 나이가 들어서. (웃음)”
재경 “회사 직원 중에 30살이 되어서 불러준 것뿐이에요.(웃음) 계속 나이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다른 걸 그룹과 레인보우의 차별화 지점은 바로 ‘연령대’에서 찾을 수 있어요. 10대와 20대 사이에서 공감대를 이끌 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노을 “솔직히 우리가 먼저 나이 얘기 안하면 잘 모르실 텐데.(웃음)”
- 그러고 보면 요즘에는 정말 나이 어린 친구들이 계속 데뷔를 하고 있다.
우리 “더 어린 친구들이 나오기 전에 빨리 자리를 잡고 싶어요. 제 경우는 빠른 88인데, 87가수들한테도 선배라고 해요. 한 살이라도 어린 게 좋은 것 같아요.(웃음)”
재경 “이번에 우리는 머리를 자르고서 느낌이 확 산뜻해졌어요.”
현영 “사실 우리 언니는 데뷔 때가 더 나이 들어 보였어요. (웃음)”
- 이번 앨범은 인지도를 높이고, 다음 앨범은 확 뜨고 싶다는 말을 했다. 그럼 다른 목표는?
재경 “올해 희망은 연말 각종 음악 시상식에 모두 참여하는 거에요. 2011년에는 두 곳에만 참여했었어요. 지상파 방송국의 연말 시상식, 골든디스크 시상식, 마마(MAMA), 서울가요대상, 가온차트 케이팝 어워드, 멜론 어워드 등 모든 가요 시상식에 참석해보고 싶어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오대성 인턴기자 neocross@kukimedia.co.kr
[인기 기사]
▶ “몸매가 아주” “내가 왜 침대에” 박시후 고소女 ‘카톡’ 전문
▶20년 미용 종사자 “박준, 과거에도 성추문으로 영국 도피…”
▶ 병역파문 11년…유승준 “나는 한국에 돌아갈 것”
▶韓 영화 점유율 82%, 반갑지만 불행한 이유
▶ ‘매춘부 할망구들…’ 위안부 모욕 日밴드 고소
▶“시청률이 뭐길래”…사라진 MBC ‘여배우들’
▶싸이 중국 대학시험문제 등장…“싸이의 본명은?”
▶ 유승호, 조용히 군입대…“너무 신난다”
▶“안철수, 가장이 왜 식구들 먹는 걸 뺏으려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