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회장 취임사 의사들 ‘부글부글’

한의협회장 취임사 의사들 ‘부글부글’

기사승인 2013-04-03 08:09:00
인터넷에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 놓고 갈등 표출



[쿠키 건강] 지난 2일 새롭게 한의계 수장으로 취임한 김필건 신임 대한한의사협회장의 취임사가 의사들 사이에 회자되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김필건 한의사협회장은 2일 취임사에서 한의사에게 CT와 MRI 등 현대의료기기를 허용하는 법률안이 발의된 것과 관련 “한의학에 대한 양의사의 근거 없는 폄훼는 유태인 학살과 같은 증오범죄”라고 일축하며 “한의사도 의료법상 엄연한 의료인인데도 불구하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당연히 허용해야 할 현대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한의약 단독법률안이 발의되고 전의총에서 일부 한의원들의 불법의료행위를 조사해 당국에 고발조치 하는 등 어느 때보다 양방과 한방의 싸움이 격렬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한의사협회장의 이같은 발언이 더욱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의사협회장의 발언에 자극받은 많은 의사들은 현재 페이스북과 닥플 게시판 등을 통해 분노감을 표출했다.

그 스타트를 가장 먼저 끊은 이는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

노 회장은 한의사협회장의 발언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지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의 페이스 북을 통해 “의사가 뜸과 침 시술을 하기 위해 한의과대학을 다시 졸업해야 하듯이, 한의사들이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기 원한다면 의과대학에 입학해 의학교육을 받은 후 의사면허증을 받아야 한다. 의사들에겐, 사람의 생명이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다”라고 밝혔다.

의협 회장이 선봉에 서서 이 같이 말하자 이에 동조하는 많은 다른 의사들도 너도 나도 수십 개의 댓글을 달며 한방 비판에 가세했다.

한 의사는 “의사도 한의사 자격 없이 한약을 덤핑으로 팔고 침술, 뜸 등을 다뤄도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또 “왜 자꾸 한의사들이 현대의학에 근거한 현대의료기기를 다루려고 하는가?”, “물리치료사도 해부학을 배우니 침, 뜸을 다뤄도 되겠다”, “어느 나라나 전통의학이 있는데 왜 우리나라만 한의사들이 현대의학을 전공한 의사들을 양의사라고 부르는가?”, “의료법상 양의사는 없다. 의사와 한의사가 존재할 뿐이다”라는 발언도 있었다.

그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가진 것조차 한의사끼리 공유하지도 않는 집단이 남의 것만 탐내며 저런 비유를 하다니 걱정이다”, “현대의료기기를 쓰려면 정식으로 의대에 입학하라”는 등의 발언도 있었다.

한 의사는 “한의사 수는 많아지고 보약은 안팔리니 먹고 살기 어려워진 한의사들이 계속 의사의 영역을 침범할 수밖에 없다. 한의사 정원 축소가 정답이다. 학문의 한분야로서 명맥을 유지해야지 잔뜩 한의사 만들어 놓고 한의학 발전 정책 해봤자 밑바진 독에 물 붓기이자 혈세 낭비”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새로운 대한한의사협회 수장으로 취임한 김필건 한의협 회장은 한의협 사상 처음으로 직선제를 통해 55.6%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됐다.

특히 지난 한의협회관 점거사태를 주도하고 한방첩약 급여화와 천연물신약 의사 처방 등을 반대하며 젊은 한의사들의 압도적인 지지 받는 등 강성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는 이미 당선 직후 노환규 의협회장에 대해 한의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만나서 설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그의 성향 때문에 의사들 사이에서도 그의 취임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는 추측이다. 또 이를 계기로 그렇잖아도 첨예한 양방과 한방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포뉴스 배준열 기자 jun@medifonews.com
이영수 기자
jun@medifo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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