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여인 무너뜨린 ‘뇌졸중’ 시간과의 전쟁

철의 여인 무너뜨린 ‘뇌졸중’ 시간과의 전쟁

기사승인 2013-04-09 09:11:00
증상 보이면 3시간 이내 병원 와야

[쿠키 건강] 영국의 전 총리로 ‘철의 여인’이라 불리던 마가렛 대처가 향년 87세의 나이에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뇌졸중 치료는 위험신호가 오면 되도록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증세가 시작되면 1분, 1초가 환자의 생명이나 예후와 직결된다. 적어도 2~3시간 안에 뇌혈관질환을 다루는 신경과나 신경외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에 도착해야 생명을 구할 수 있고 장애를 피할 수 있다.

출혈량이 많은 경우 수술로 뇌 안에 고인 핏덩이를 없애줘야 하는데 대부분 큰 수술 없이 가는 주사바늘을 이용해 핏덩이를 제거할 수 있다. 지주막하 출혈은 큰 수술을 받는 것이 대부분이다. 선천적 기형이 있는 혈관에서 다시 출혈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뇌경색은 빠른 시간 내에 막힌 혈관을 뚫어야 한다. 뇌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이나 색전을 혈전용해제를 이용해 녹여야 한다. 정맥주사를 이용하거나 혈관사진을 찍으면서 혈관을 막고 있는 부위를 확인한 후 직접 동맥 내로 주사하기도 한다. 정맥주사를 이용한 혈전용해제 치료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3시간 이내에 치료가 시작되어야 한다.

병원에서 간단한 진찰과 뇌경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전산화단층촬영(CT)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병원에 적어도 2시간 이내에 도착해야 한다. 물론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세브란스병원 조사에 따르면 발병 후 3시간이내에 병원에 도착하는 뇌경색 환자는 약 20%정도에 그치고 있다. 동맥 내로 혈전용해제를 투여하는 경우는 조금 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발병 후 6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치료를 한다고 모든 환자에서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 출혈의 위험이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치료받은 10명 중 3명 정도는 거의 후유증을 남기지 않을 정도로 회복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빠른 시간에 병원에 도착해야 된다.

최근 들어 뇌졸중이 늘어나는 이유는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 만성질환이 늘어난 것과 연관지을 수 있다. 이런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2~5배 이상 높다.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고혈압을 조절하고 당뇨병은 치료를 잘 받아야 한다. 또 과도한 음주나 흡연을 삼가고, 싱겁게 먹는 것이 좋다. 이런 생활습관만 개선해도 뇌졸중의 75%를 예방할 수 있다. 하루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 역시 뇌졸중을 피하는데 도움이 된다.

일단 뇌졸중이 의심되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없거나 저리고, 갑자기 말을 못하거나 잘 알아듣지 못할 때, 발음이 아둔할 때, 심하게 어지러울 때, 술 취한 사람처럼 휘청거릴 때, 한 쪽 눈이 잘 안보일 때, 심한 두통이 느껴질 때는 우선 병원을 찾아야 한다. 뇌졸중이 의심되는 환자에게는 아무것도 먹이지 말고, 옮길 때 목이 뒤로 꺾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도움말=허지회 교수(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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