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방송] MBC ‘일밤-진짜 사나이’(이하 ‘진짜 사나이’)를 두고 ‘리얼’ 논쟁이 불붙었다.
논쟁의 시작은 28일 방송 분에서 나온 서경석의 명령 불복종 태도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서경석은 1조로, 김수로, 샘 해밍턴, 손진영은 2조로 배속받아 각각 철조망 설치 대결을 펼쳤다. 결국 2조가 승리해 이들은 부식과 휴식을 얻었고, 1조는 모든 철조망을 철거하는 벌칙을 받았다.
서경석은 벌칙 도중 너무 많은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1조 동료들이 도와주지 않는 모습에 서운함을 내비쳤다. 여기에 오해까지 생겼다. 대대장이 연예인들에게 따로 작업을 지시했지만, 서경석은 1조 동료들이 철조망 제거하는 것에 동참하겠다며 불복종했다. 결국 간부까지 나서서 사병들의 감정을 추슬러야 했다.
방송 후 군 제대한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간부 명령에 불복하는 것이 말이 되냐는 것과 서경석의 솔직한 감정 표현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진짜 사나이’가 리얼이냐 아니냐까지 말이 나왔다.
그러나 실상 이런 논쟁은 무의미하다. 군인들의 실생활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리얼’이라는 장르는 일부 차용하긴 했지만, ‘진짜 사나이’는 예능일 뿐이다. ‘진짜 사나이’를 출연진의 의도 및 개입을 완전히 배제하고 ‘리얼’만 표방한다면, 프로그램은 아예 방송되지 못한다. 이유는 군 제대한 이들이 하나하나 현실감 떨어지는 부분들을 지적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례로 어느 이등병이 내무반(생활관)에서 저토록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을까. 이등병끼리 ‘형’이라는 칭호가 선임병들 앞에서 나올 수 있을까. 총번 외우지 못해 버벅대는 후임을 그냥 넘어가는 선임들이 또 어디 있나.
물론 시청자들은 제작진이 내세운 ‘리얼’이라는 단어 때문에 서경석의 태도를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앞서 SBS ‘정글의 법칙’ 논란에서도 마찬가지로 제기되었지만, 방송 카메라가 들어가는 순간 ‘리얼’이라는 단어는 예능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결국 군대에서 먹고, 자고, 훈련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리얼’일 수 있지만, 출연하는 연예인들의 감정은 예능의 테두리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진짜 ‘리얼’을 원한다면, 차라리 국방부 홍보 동영상을 보는 것이 낫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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