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개성공단은 당분간 남북 양측 모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재처럼 잠정적인 폐쇄 상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대 장용석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남북 간에 긴장과 대치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사실상의 폐쇄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습도와 먼지 등에 취약한 공장 설비 등을 못쓰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부 장비는 1~2개월 가량 가동하지 않으면 재가동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입주업체들은 이 부분을 특히 우려하면서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다만 우리 정부는 북한이 북한 근로자 철수 및 통행제한 조치를 풀면 개성공단을 다시 가동할 수화할 수 있다며 정상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정부가 판문점 연락 채널과 개성공단 군 통신선 재개를 요구하고 북한 역시 반대하지 않은 점은 향후 정상화의 단초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정부는 공단에 대한 단전, 단수 조치를 취하지 않고 대화 여지를 남겼다. 정부 당국자는 단전 및 단수 가능성에 대해 “상황을 종합 검토해 결정할 것이며 현재는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개성공단 원·부자재 및 완제품 반출 문제는 역설적으로 향후 공단 정상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출 협의를 계속하면서 남북이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면 공단 조업재개 조건 등이 오갈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도 정부와 추가 논의는 계속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공단 내 송전 중단, 식수 공급 중단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출을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역시 입주기업들의 완제품 등을 무작정 붙들어놓기보다 적절한 수준에서 반출을 허용하면서 그에 따른 조건을 제시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하지만 개성공단이 완전 정상화되려면 그에 앞서 남북 간 유화적인 분위기 조성이 필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남북관계가 이렇게 냉랭한 상황에선 특별한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 한 공단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국 간 물밑 움직임과 함께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야 분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