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자신감이 넘쳤다. 물론 자신감이 실력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공을 쌓는데 초석으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다.
국내 밴드 최초로 월드투어에 나선 씨엔블루는 빌보드를 거론했다. 싸이가 빌보드 상위권을 어느 순간 제집 드나들 듯 이름을 올리고, 국내 가수들도 종종 빌보드에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씨엔블루의 자신감은 허언(虛言)이 아닐 것이다.
5월 10일 오후(현지시간) 홍콩 아시아월드 엑스포 아레나(Asia world expo Arena)에서 진행된 2013 씨엔블루 월드투어 ‘블루문’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용화는 “싸이 선배님이 활약하는 것을 보면서 내공이 있으면 어딜 가서든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지금은 그것을 쌓는 과정이다. 32살쯤 빌보드 5위를 하고, 35살에 1, 2위를 다투지 않을까 생각한다. 언제가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서 공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단 씨엔블루는 댄스 아이돌이 아닌 밴드로서 아시아권에서는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월드투어를 한다고 했을 때, 미주나 유럽 일정은 제대로 잡히지 않은 채, 아시아권과 호주만 거론되어 ‘월드투어가 맞나’라는 우려스러운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탄탄한 한 축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시키며 다른 축을 만들어 나간다는 측면에서 바라보면 아시아권을 먼저 다지는 작업은 월드투어의 성공가능성을 높인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리고 그 작업은 이번 홍콩 공연이 원래 하루였지만, 이틀로 늘어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화는 “팬들이 응원해 준 덕분에 하루 더 공연을 하게 돼 기분이 좋다. 해외에서 자주 공연을 하지는 못했던 터라 더 반응이 좋은 것 같다. 공연장이 커질 때 마다 많이 놀란다. 특히 이번 공연장은 KBS 2TV ‘뮤직뱅크’ 방송차 다른 케이팝 가수들과 함께 올랐었는데 단독으로 씨엔블루 공연을 연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다. 더 열심히 하겠다”면서 지난해 홍콩 공연과 비교해 “예전에는 우리가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불렀다면, 이제는 팬들이 듣고 싶어하는 노래를 더 많이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우리 이미지를 생각했다. ‘더 멋있어 보여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제는 관객과 호흡하는 것이 나도 재미있고 팬들도 재미있어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교감을 알게 된다”며 성숙해진 모습 역시 빼놓지 않았다.
이종현 역시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재미있는 무대다. 그래서 점차 관객과의 거리도 없애려고 노력 중이다. 우리 공연을 보기 위해 와주시는 분들께 후회없는 공연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고 전했다.
그러나 자신감과 성숙함을 보인 후에 선배들에 대한 예의 역시 잊지 않았다. 자신들이 짧은 시간에 아시아투어를 넘어 월드투어를 하게 된 것에 대해 정용화는 “씨엔블루가 2010년에 데뷔해 이렇게 빨리 월드투어를 하게 된 것은 한류를 이끌어준 선배들 덕분이다. 다만 지금부터는 저희 몫인 것 같다. 만약 우리가 밴드로서의 정체성이 없었다면 얼마 못 갔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밴드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활동할 계획이다”며 밴드로서 길을 더욱 공고히 할 것임을 밝혔다.
한편 씨엔블루는 10일 오후 8시(현지 시간) 홍콩 최대 규모 공연장인 아시아 월드 엑스포 아레나(Asia World Expo Arena)에서 7000여 관객과 함께 호흡을 맞춘 것에 이어 11일에도 역시 같은 장소에서 7000여 관객과 또다시 만날 예정이다.
홍콩=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