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병한 부산 레알동물병원 원장

[쿠키 생활칼럼] 강아지가 처음 우리 집으로 왔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바로 구충제를 먹이는 것입니다. 강아지가 집에 오기 전 머문 장소에서 기생충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강아지의 배설물이나 토사물에서 나온 회충을 보고, 깜짝 놀라 병원으로 달려오시는 분들도 꽤 있답니다.

기생충은 크게 ‘내부 기생충’과 ‘외부 기생충’으로 나뉩니다. 쉽게 설명해서, ‘외부 기생충’은 털이나 피부 등 몸 바깥에 있어 육안이나 현미경으로 관찰 가능한 기생충입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진드기, 벼룩 등이 있죠. ‘내부 기생충’은 몸 속 장기에 존재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기생충을 말하며 회충과 심장사상충 등이 있습니다.

회충은 보통 어미로부터 수직 감염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분변을 통해서도 감염이 이뤄집니다. 회충에 감염되게 되면 설사, 구토, 식욕부진이 나타나는데, 심한 경우 탈수 증세도 발생합니다. 특히, 어린 강아지에게 탈수는 생사를 결정할 정도로 치명적일 수 있죠. 회충의 감염 여부는 보통 분변검사를 통해서 확인 가능합니다.

강아지가 자주 구토를 하거나, 변 속에 8~10cm정도 흰 벌레들이 둥글게 돌돌 말린 형태로 발견될 때 회충 감염을 의심할 수 있죠. 회충은 구충제를 먹이면, 간단하게 치료 가능하며 예후도 좋은 편입니다.

심장사상충은 모기가 옮기는 기생충성 질환으로, 유충이 반려견의 혈류를 통해 심장에 정착하여 성충으로까지 크는 질환입니다. 어린 유충일 때에는 약물로도 쉽게 치료를 할 수 있지만, 일단 심장에 성충으로 자리잡게 되면 집중적인 케어를 하더라도 치료가 어렵습니다. 당연히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들게 되죠.

심장사상충의 감염 여부는 키트(Kit) 검사와 혈액 속의 자충(유충) 관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단 심장사상충에 감염됐다고 판단되면, 강아지의 상태에 따라서 등급을 나누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데요. 초기 단계인 1~2기에는 3개월 정도에 걸쳐 ‘이미티사이드’라는 주사를 2회 정도 맞추게 됩니다. 3기라고 판단되면, ‘이미티사이드’를 3회 정도 투여하는데, 치료 기간은 5개월 내외입니다.

마지막 단계인 4기에는 수술을 통해 심장 내 성충을 제거하게 됩니다. 심장사상충의 치료는 폐 색전증이나 쇼크 등 많은 위험성을 안고 있기 때문에, 예방만이 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장사상충의 치료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지만, 예방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한 달에 한번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반려견에게 먹이면 끝이죠. 대표적인 심장사상충 예방약으로는 ‘하트가드’가 있습니다. ‘하트가드’에 들어 있는 ‘이버멕틴’이라는 성분은 혈류에 있는 모기 유충을 사멸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심장사상충이 성충으로 자라는 것을 막아줍니다.

또한 ‘파모산피란텔’이란 성분은 회충이나 구충 등에 효과가 있어서 따로 구충제를 먹이지 않아도 기생충이 성장하는 것을 억제 시켜줍니다. 하트가드라면, 심장사상충과 회충 등 내부기생충을 모두 한 번에 예방할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절대 안됩니다’. 사람의 구충제는 일반적으로 강아지구충제의 10~40배정도의 용량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사람이 먹는 구충제를 강아지에게 먹였을 때 중독사고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식욕부진, 구토, 설사, 발열, 경련 등 여러 가지 임상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동물병원에서 처방 받은 구충제를 먹여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정병한 원장

-現 부산 레알동물병원 원장

-前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수의사

-경기도 안양동물병원 및 현대동물병원 진료 수의사

-대한수의사회, 한국임상수의학회, 한국동물병원협회 정회원

-2010 한국임상수의학회 우수논문상 수상

-2010 KAHA Congress 연구 발표



-2011년 Easy OS 정형외과 및 안과 심화과정 이수

-동 대학원 내과, 피부과 석사학위 취득 후 박사과정 재학 중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