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 405명 살해한 의사에 무책임 판결?”

“태아 405명 살해한 의사에 무책임 판결?”

기사승인 2013-07-03 07:25:00
[쿠키 건강] 법원이 상습적으로 산모들에게 낙태시술을 한 산부인과 의사들에 대해 선고유예 판결을 내려 논란이 되고 있다.

낙태 반대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 모임(이하 진오비)’은 3일 성명을 내고 사법부가 낙태에 대해 안이하고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낙태가 횡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강력히 비난했다.

지난달 26일 대전지법 제3형사부 (정 완 부장판사)는 낙태혐의로 기소된 의사들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선고 유예와 형의 면제를 판결한 원심 판단을 유지한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태아의 생명 보호를 위해 낙태를 금지하는 형법의 규범력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지만 여성의 낙태에 대한 자기결정권 또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데다 사실상 낙태가 용인되는 사회적 분위기상 피고인들에게만 무거운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에 진오비는 “이런 안이한 판결로 우리 국민들이 낙태가 불법이라는 인식조차 부족하고 전국의 산부인과에서 불법 낙태가 하루에도 수백건씩 아무 제한 없이 행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판결에 대해 “형법상 명시돼 있는 낙태죄에 관한 법을 무력화시킨 것이며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헌법소원’에 대해 합헌판결을 내린 것을 뒤엎는 것”이라며 법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진오비는 지난 2010년, 대법원에 낙태죄에 관한 양형 기준을 제정해달라고 청원한 바 있지만 아직까지 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과 같은 무책임한 판결이 내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재판부가 밝힌 대로 ‘사실상 낙태가 용인되어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판단해 처벌하지 않을 법이라면 그런 법을 왜 그대로 두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진오비는 “집행하지 않을 법이면 없애든가, 아니면 제대로 집행해 법 질서 안에서 여성과 태아를 보호해야 할 책임이 사법부에 있다”며 사법부의 존재의미를 되새겼다.

특히 지금이라도 낙태죄에 관한 합리적인 양형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고 이번 판결을 내린 대전지법 정 완 부장판사는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대해서도 법질서를 바로 세울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형법 제27장 ‘낙태의 죄’에 관한 법이 제대로 집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오비는 앞으로도 낙태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진료 현장에서 피임 교육과 낙태 예방 상담 등 의사로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오늘(3일), 대전지법에서 항의 시위를 시작으로 범국민 낙태 근절 운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예고해 후폭풍이 예상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포뉴스 배준열 기자 jun@medifonews.com
전유미 기자
jun@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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