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대한축구협회가 비밀 페이스북 계정으로 최강희(54·전북현대 감독) 전 대표팀 감독을 비난한 기성용(24·스완지시티)의 징계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기성용을 포기하는 결단까지 내릴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6일 기성용의 비밀 페이스북 논란과 관련, “선수가 의혹을 사실로 인정하면서 징계 여부를 논의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며 관련 규정 검토 계획을 밝혔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축구 칼럼을 기고하는 한 기자는 지난 4일 “기성용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의 공식 계정을 모두 폐쇄했지만 그의 페이스북 계정은 하나 더 있다”고 폭로했다.
이 계정에는 “고맙다. 내셔널리그 같은 곳에서 뛰는데 대표팀으로 뽑아줘서… 우리(해외파 선수들)를 건들지 말았어야 했다. 다음부터 오만한 모습 보이지 않길 바란다. 그러다 다친다”는 내용의 글들이 적혀 있다. 모두 최 전 감독을 향한 기성용의 비난과 조롱이었다.
기성용의 소속사인 IB스포츠는 당초 “기성용에게 비밀 페이스북 계정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기성용은 지난 5일 에이전트를 통해 “해당 페이스북을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었다.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해서는 안 될 말이 전해졌다”며 비밀 페이스북의 존재를 인정하고 최 전 감독 등 축구계 관계자와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협회는 기성용이 대표팀 운영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징계를 검토할 계획이다. 협회나 징계위원회는 대표팀이나 축구계의 명예를 실추시킨 선수에게 최소 1년의 출전정지, 최대 제명 조치를 결정할 수 있다.
이 경우 기성용은 2014년 6월13일부터 7월14일까지 열리는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할 수 없다. 대표팀의 전력 손실이 예상된다. 기성용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대표팀의 주전 미드필더로 출전, 한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견인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키플레이어로 활약하며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을 조국에 안겼다.
여론은 엇갈렸다. 인터넷에서는 “재발 방지를 위해 대표팀의 전력 손실을 감수하고 엄단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과 “월드컵 본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점을 감안해 현실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한 네티즌은 “기성용이 경징계를 받아도 현재 심경으로 월드컵 출전에 대한 동기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만 곤란하게 됐다”고 말해 공감을 얻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