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선 타고 온 중국 관광객, 면세점 싹쓸이한다

크루즈선 타고 온 중국 관광객, 면세점 싹쓸이한다

기사승인 2013-07-21 16:51:01
[쿠키 경제]지난달 29일 부산 해운대 신세계면세점. 3000명에 가까운 중국인이 한꺼번에 매장에 몰려 들어왔다. 크루즈선을 타고 부산항에 입항한 관광객이었다. 이들은 2시간 동안 무려 53만 달러(약 6억원)어치 물건을 사서 떠났다.

최근 부산과 제주도의 면세점 매출이 대규모로 증가하고 있다. 관광객을 싣고 잠시 들렀다 가는 중국 크루즈선 덕분이다.

중국발 크루즈선에는 보통 관광객 1500~3000명이 탄다. 부산을 거쳐 제주도로 가는 경우가 많다. 제주도 등지에서 부산을 들렀다 귀국하는 배도 있다. 부산항의 경우 대개 오전 8시에 입항했다가 오후 5시에 떠난다. 배에서 내린 관광객은 반나절짜리 시내 관광보다 면세점 쇼핑을 더 선호한다.

크루즈 관광객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크루즈선이 들어오는 날 해운대 신세계면세점은 매출의 절반 가량(47%)을 중국 관광객이 채운다. 롯데부산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 2930명이 한꺼번에 몰려온 지난 4월 19일 2시간 동안 10억원 어치 물건을 팔았다.

중국인들은 씀씀이가 크다. 개당 6000~7000 달러짜리 명품 시계와 한류스타 송혜교가 광고하는 화장품, 원빈이 광고하는 밥솥 등이 잘 팔린다.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국산 패션 브랜드 가방 라인 전체를 사가는 관광객도 있다. 일부는 다른 관광객과 경쟁하듯 물건을 구매한다. 크루즈 안에도 면세점이 있지만 ‘짝퉁’이 없고 물건이 다양하다는 이유로 중국인들은 한국 면세점을 더 좋아한다.

면세점 직원들은 이들이 방문할 때마다 ‘쓰나미’가 지나간 것 같은 느낌이다. 결제물량이 폭주해 사무직원까지 판매에 나선다. 손님이 매장을 빠져나간 뒤에도 면세점 직원은 판매한 물품을 부산항 인도장으로 옮기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올해 상반기 부산항 크루즈선 입항 횟수는 58차례이고, 이 가운데 28차례는 중국발 크루즈의 입항이었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규모로 입항이 예정돼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10배 많은 중국인 30만명이 올해 면세점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권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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