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사 무리수… 제주항공 하이난행 운항취소

저가항공사 무리수… 제주항공 하이난행 운항취소

기사승인 2013-07-26 16:40:01
[쿠키 경제] 지난 25일 오후 5시 인천국제공항에서 오후 9시20분 출발하는 중국 하이난섬 싼야공항행 비행기를 기다리던 승객들은 갑자기 여행사에서 항공 운항이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휴가를 맞아 설레는 마음으로 공항에 나갔거나 공항으로 향하던 186명에게 해외여행은 출발 4시간여 전에 없던 일이 됐다. 여행사인 모두투어와 하나투어에서 여행비용 100%를 환불해주고 교통비 5만원과 보상금(여행비용의 90~100%)을 지급한다고 하지만 이들은 올 여름휴가를 망쳤다.

항공기 운항 취소는 중국 측에서 운항을 허가하지 않아 일어났다. 제주항공은 26일 “규정에 따라 운항 20일 전인 지난 4일 부정기편 운항 허가를 요청했으나 중국 측에서 답변을 주지 않다가 25일 오후 5시쯤 불허 통보를 했다”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여름이나 겨울 성수기에 인기 여행 지역에 부정기편을 운항한다. 저비용항공사 뿐 아니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도 그렇게 한다. 부정기편을 운항하려면 상대국에서 미리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운항 허가를 받은 뒤 여행객을 모집하면 시간이 걸리므로 대개 먼저 여행객을 모집하는게 국내 여행업계의 관행이다.

제주항공도 올 여름 여행 수요를 잡기 위해 25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15편의 하이난섬 싼야행 부정기편을 마련했다. 제주항공의 싼야공항 취항은 처음이지만, 그동안 중국 다른 지역에서 운항 허가가 나지 않은 적은 없었다고 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올해 중국 곳곳에 총 13개 노선을 운항했는데 허가가 안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중국 당국은 다음달 18일까지 남은 싼야행 제주항공 14편에 대해 운항을 허가한다고 26일 오후 통보해왔다. 피해가 확산되는 일은 피한 것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25일 운항 불허는 해당 공항을 관할하는 화동 관리국에서 항공 운항 허가 관련 서류를 중국 민항총국에 전달하지 않아 일어난 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번 일은 일종의 해프닝으로 귀결됐지만 비슷한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국 측에서 안전을 이유로 부정기편의 운항을 불허할 경우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하반기 한·중 항공협력회의에서 부정기편 운항을 논의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항공사들이 여름 성수기에 스케줄을 무리하게 짜는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일부 항공사의 무리한 운항으로 출발이 지연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권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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