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하정우 “‘더 테러’ 단독 주연, 벌거벗은 느낌이지만…”

[쿠키 人터뷰] 하정우 “‘더 테러’ 단독 주연, 벌거벗은 느낌이지만…”

기사승인 2013-08-01 18:08:02

[인터뷰] ‘추격자’ ‘국가대표’ ‘러브픽션’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베를린’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넘나들며 ‘대세배우’로 떠오른 하정우. 그가 이번에는 국민앵커로 변신했다. 단독 주연을 맡은 영화 ‘더 테러 라이브’에서다.

영화는 불미스러운 일로 라디오 방송으로 밀려난 앵커 윤영화가 한강 마포대교 폭발 사건을 일으킨 테러범과의 전화 통화를 TV로 실시간 생중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하정우가 연기한 윤영화는 그가 지금껏 보여준 캐릭터 중 가장 현실적이고 승부욕 강한 인물이다. 한 장소에서 영화의 70% 이상을 혼자 끌어가기에 자칫하면 지루해질 수 있지만 감정의 극한을 넘나드는 폭발적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을 영화에 빠져들게 한다.

하정우를 지난 30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났다. 단독주연을 맡은 영화가 처음이다 보니 설렘 반 걱정 반이라며 환하게 미소 지은 그는 ‘벌거벗겨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연기는 물론이고 흥행까지 혼자 짊어지다 보니 어깨가 무겁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동안의 작품은 훌륭한 배우분들과 함께했어요. 영화의 성적이 좋았던 것은 저도 일조를 했겠지만 다른 분들의 힘이 컸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번 작품은 단독 주연이다 보니 모든 것을 제가 책임져야 하잖아요. 티켓파워나 뭐 그런 것들을 포함해서 오롯이 하정우로서의 모든 것이 밝혀지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그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고 했다. 피해 갈 수 없는 것이고 배우생활 하면서 언젠가는 마주해야 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또 워낙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즐기는 성격이라고.

“무섭다고 피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노심초사하거나 그러지는 않아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요. 사람이 한 가지가 잘 되면 계속 그것만 하려는 성향이 있잖아요. 아무래도 안전하니까. 하지만 절대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다작을 하고 있는데 만약 제가 그런 성향의 배우였다면 소비성이 더 커졌을 거예요. 데뷔 후 지금까지 저는 늘 과감한 선택을 해왔어요. 그래야 저 자신을 더 연마하고 훈련하게 되고, 재생산하게 되거든요.”

쉴틈없이 작품을 해온 그는 ‘더 테러 라이브’ 홍보 기간인 지금도 영화 ‘군도’ 촬영에 한창이다. 오는 10월에는 자신이 연출한 ‘롤러코스터’를 선볼 예정이며 이후 ‘허삼관 매혈기’의 주연은 물론 연출까지 맡는다. 몸이 열개여도 부족할 만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그는 “행복해서 하는 일”이라고 했다. 사람을 좋아하기에 사람들과 함께하는 이런 작업들이 즐거움이라고.

“다작을 소화할 수 있는 것은 사람을 좋아하고 어울리는 것을 즐기기 때문이에요. 영화는 사람끼리 부딪히는 작업이잖아요. 영화작업 자체가 재밌어요. 관객을 대상으로 아닌척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몰래카메라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마냥 즐길 수는 없는 일이다. 크랭크인 전 캐릭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는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받고 이는 5회차 정도의 촬영 때까지 이어진다고.

“준비할 때는 상상도 못할 만큼의 불안감이 있어요. ‘제가 이만큼의 개런티를 받고 일을 하는데 잘 할 수 있을까’ ‘이 작품이 성공 할까’ 등의 걱정이 많고요. 출연을 결심한 것과 동시에 5회차 때까지는 스트레스가 커요. 열심히 분석하고 준비하지만 처음 카메라 앞에 설 때의 긴장감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죠. 하지만 어느정도 익숙해지고 그 캐릭터에 빠져든 것 같다 싶으면 마음이 편해져요. 단순히 몸이 힘든 것이 아니라 만드는 과정이 너무나도 힘들긴 해요.”

이런 노력 덕분일까. 배우 하정우 앞에는 가지각색의 수식어가 붙는다. ‘믿고 보는 배우’ ‘먹방계의 원조’ ‘상 남자’ 등 연기력을 칭하는 수식어부터 이미지까지 다양하다. 어떤 수식어가 가장 좋은지 묻자 “수식어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답을 내놓았다.

“‘믿고 보는 배우 하정우’라는 수식어는 정말 감사하죠. 배우로 살면서 이런 수식어를 갖게 된다는 건 큰 영광이에요. 감사하지만 부끄럽기도 해요(웃음). 사실 제 바람은 수식어가 없었으면 해요. 그냥 하정우로 보이고 싶어요. 수식어로 제 이미지를 한정짓고 싶지 않고 배우라는 틀 안에서 자유롭게 여러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거든요. 앞으로도 다양한 변신 기대해주세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