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상한 계양역… 인천1호선·공항철도 게이트따라 요금 달라져

[단독] 이상한 계양역… 인천1호선·공항철도 게이트따라 요금 달라져

기사승인 2013-08-27 01:28:01
코레일 공항철도와 인천 도시철도 1호선이 만나는 계양역은 이상한 역이다. 열차를 타고 같은 구간을 지나왔더라도 이 역에 도착해 어느 개찰구로 나오느냐에 따라 요금이 300원 차이 난다. 출구별로 다른 요금제가 3년째 계속돼 왔지만 승객들은 이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계양역까지 이동해 ‘공항철도 게이트(개찰구)’로 나가면 요금 3050원이 부과된다. 하지만 이 역에서 ‘인천 1호선 게이트’로 나가면 요금은 3350원이 된다. 출퇴근길에 하루 두 번 계양역 인천 1호선 게이트를 거쳐 영종도를 오가는 사람은 영문도 모른 채 매일 600원씩 요금을 더 내고 있었다.

인천 1호선을 타고 가다 계양역에서 공항철도로 환승해 인천공항 쪽으로 갈 때도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

인천 1호선을 비롯해 수도권 대중교통은 ‘수도권통합요금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 요금체계에서는 기본 10㎞까지 1050원을 부과하고 이후 운행거리가 5㎞ 늘어날 때마다 100원이 추가된다. 이를 적용할 경우 공항철도 검암역에서 10㎞ 이내에 위치한 인천 1호선 귤현역(6.4㎞), 박촌역(7.9㎞), 임학역(9㎞)에서 탑승한 승객은 공항철도 이용 시 추가 요금을 부담해서는 안 된다. 공항철도는 인천공항역~검암역은 별도의 독립요금제, 검암역~서울역과 검암역~인천 1호선은 통합요금제 구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요금체제는 지켜지고 있지 않다.

대부분 승객은 개찰구에 따라 요금이 300원씩 추가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일반 지하철과 공항철도를 동시에 이용할 경우 두 요금이 합쳐져 추가금액이 한꺼번에 결제되는 탓에 승객들이 꼼꼼히 따져보지 않으면 금액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공항철도를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한 승객은 26일 “그동안 비싼 독립요금 구간을 오가니 ‘이만큼 나오는 게 당연하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인천 1호선 게이트로 나오거나 인천 1호선으로 환승했다는 이유로 300원씩 더 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일”이라고 말했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환승게이트 통과 후 인천 1호선 내에서 300원 추가 요금이 발생하는 것은 공항철도 할인요금제와 통합요금제가 겹쳤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공항철도를 이용하다 같은 할인요금제를 도입하고 있는 서울 지하철 노선을 이용할 경우 추가 요금이 없다. 이와 관련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승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인천교통공사 측은 “현재 상황에서 시스템을 손댈 경우 심각한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는 이유로 지켜만 보고 있다.

공항철도가 2010년 12월 29일 통합요금제에 편입된 이후 3년간이나 요금이 새어나가고 있었던 셈이다. 지난 3월 기준으로 공항철도 운서~인천국제공항 구간과 인천 1호선을 오가는 환승객은 월 7만 명에 달한다. 공항철도에서 인천 1호선으로 환승하면서 추가되는 300원은 이용구간 거리에 따라 3~5년에 한 번씩 정산해 코레일 공항철도와 인천교통공사가 나눠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10월 신분당선이 개통됐을 때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지하철을 이용하다 2호선 강남역, 3호선 양재역에서 내려 신분당선 게이트만 이용할 경우 700원이 더 부과되던 상황이 4개월 가까이 지속됐다. 신분당선 측에서 지난해 2월 25일 AFC(개집표기) 프로그램을 변경하면서 문제를 해결했다.

인천 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은 “게이트가 다르다고 요금 차이가 난다면 해명이 필요하고 부당하게 징수된 정황이 있으면 환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시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인천시가 나서서 하루빨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요진 기자 true@kmib.co.kr
속보유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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