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1일 외교부 대변인 성명에서 “시리아 정부가 지난 21일 다마스쿠스 인근에서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했다는 미국 정부의 성명을 접하고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우리 정부는 극악한 범죄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리아에서의 화학무기 사용에 관련된 자들은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군사적 조치를 결심한 미국 정부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최근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 측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백악관이 시리아 사태를 계속 방관하면 북한에 생화학 무기로 남한을 공격해도 된다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지난 28일 브루나이에서 열린 제2차 아세안 국방장관 확대회의에서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과의 회담 뒤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면 2500t의 화학무기를 가진 북한이 (자신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구체적인 제재가 있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었다.
WSJ는 터키와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관계자들도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에 반드시 대응해야 한다며 미 정부를 압박했다고 덧붙였다. 이들 우방국은 아무 대응이 없을 경우 미 정부가 북한과 마찬가지로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조장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남혁상 강창욱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