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부산진구의 한 주택에서 A씨(여·67)의 시신을 집주인(64)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집주인은 “A씨가 몇 년 동안 보이지 않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을 열고 들어갔다”며 “백골 상태의 A씨가 두꺼운 옷을 9겹이나 껴입고 목장갑을 낀 채 반듯이 누워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2008년 A씨를 마지막으로 봤다는 이웃들의 진술을 토대로 A씨가 5년 전 겨울 난방이 되지 않은 집에서 추위에 떨다가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A씨가 혼자 살던 건물은 1층짜리 다세대 주택으로 모두 3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그동안 이웃들은 A씨가 다른 사정으로 집을 비웠다고 생각했을 뿐 사망 사실은 까맣게 몰랐다. A씨는 평생 독신으로 살아온 데다 남아있는 피붙이도 10년 전 연락이 끊어진 이복동생 1명뿐이어서 아무도 A씨를 찾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아니어서 해당 구청도 생사를 파악할 수 없었다.
월세(10만원)가 수년째 밀려 집주인이 몇 차례 찾아갔지만, 문이 잠겨져 있고 보증금이 남아있는 상태여서 발길을 돌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