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75·무직)씨는 2009년 소매치기로 4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 7월 27일 만기 출소했다.
그는 1960년 남의 주머니를 턴 혐의로 처음 복역한 이후 같은 범행을 13번이나 저질러 모두 27년을 교도소에서 살았다. 그러는 사이 아내와는 이혼했고 자식들도 모두 김씨 곁을 떠나갔다.
출소 뒤 외조카의 집에 방 한 칸을 얻어 몸을 의지했으나 생활비를 보탤 수 없었다.
그는 지난달 16일 추석 대목을 맞은 임실시장에서 장을 보던 여성의 가방에 또다시 손을 놀렸다. 50년 넘게 해온 덕에 면도칼을 이용한 그의 손기술은 얼치기 소매치기들과는 달랐다.
그가 손에 쥔 것은 현금 50만원과 금품을 합쳐 77만원. 하지만 김씨가 지나친 것이 하나 있었다. 이제는 세상이 변해서 전통시장 곳곳에도 CCTV가 있었던 것이다.
김씨의 범행은 CCTV에 고스란히 담겼고 75세의 그는 익숙하지만 싸늘한 철창으로 다시 돌아가게 됐다. 그는 경찰에서 “일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나이도 아니어서 어쩔 수 없이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전북 임실경찰서는 28일 김씨를 특가법상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임실=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