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고문은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은 혹시라도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단일화, 연대에 의지해 치르겠다는 안이한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은 민주당도, 안철수 신당도, 정정당당하게 평가받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철수 현상은 정치불신과 좌절의 산물로서 여당과 보수세력보다 야당이 더 큰 표적일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정치는 실종되고 민주당은 추락했다”며 “민주당이야말로 이런 현실 앞에 뼈저린 반성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신당에 대해서는 “현실론에 쉽게 물들고 길들여지거나 기존 정치의 처리장이 돼서는 안 된다”며 “새 정치는 속도가 아닌 방향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손 고문은 “대결과 분열의 정치가 아닌 양보와 타협을 전제로 하는 합의제 민주주의를 적극 검토할 때가 됐다”며 다당제 정당구조와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등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손 고문은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가 폴란드의 유태인 추모비에 무릎 꿇고 사죄하는 역사적 장면에서 관용의 정치, 독일 통일과 유럽통합의 힘을 배웠다”며 “우리나라 대통령도 저런 자세였다면 정국이 이렇게 꼬이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했다.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