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90% ‘스타마케팅’, 가격 부담은 소비자 몫?

아웃도어 90% ‘스타마케팅’, 가격 부담은 소비자 몫?

기사승인 2013-12-18 07:39:00

아웃도어 스타마케팅, 과연 제대로 가고 있나… 내가 산 아웃도어 의류 중 얼마나 스타 몫일까

[쿠키 생활] 광고에도 유행이 있듯 요즘 브라운관의 대세는 당연 아웃도어다. 평일 기준 지상파 방송의 골든타임(프라임 타임)으로 불리는 오후 8~11시 대에 아웃도어 광고가 대거 포진돼 있을 뿐 아니라 대도시를 중심으로 LED 전광판, 지하철, 영화관 등 생활 전반을 아웃도어 광고가 점령하고 있다. 오죽하면 ‘아웃도어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

장동건, 정우성, 원빈, 현빈, 조인성, 전지현, 하정우, 수지 등 광고에 출연하는 모델 대부분은 그야말로 내로라하는 톱스타인 경우가 많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아웃도어 시장을 ‘스타마케팅 전쟁터’로 표현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도 사실. 유명인의 값비싼 모델료는 고스란히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소비자라는 생각 때문이다.

현재 스타마케팅을 펼치지 않고 있는 업체는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40여개 가운데 컬럼비아, 몽벨, 잭울프스킨, 휠라아웃도어 등 일부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들 역시 TV인기 프로그램의 간접광고(PPL) 등을 통해 스타마케팅에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계속해 스타모델을 기용할 수밖에 없는 업체들의 입장을 현재 아웃도어 시장의 분위기와 모델 기용현황과 맞물려 살펴봤다.

◇마니아층에서 대중화로 진입한 아웃도어 문화

과거 산행을 즐기는 연령대는 40~50대의 장년층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힐링과 자연을 테마로 한 아웃도어 활동에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고 아웃도어를 즐기려는 수요계층이 다양해졌다. 뿐만 아니라 아웃도어 의류를 평상시 외출복으로 즐겨 입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평상시 입기에도 거북함이 없는 이른바 ‘시티아웃도어’ 제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웃도어 패딩은 이미 겨울철 중·고등학생들의 ‘제2의 교복’으로 불릴 정도이며 남성용에 비해 다소 취약했던 여성과 아이들을 위한 제품들도 잇따라 출시되는 등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이는 아웃도어 제품이 이제 더 이상 특정 마니아층, 즉 산에 가는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닌 대중화된 제품으로 사랑받고 있음을 반증해준다. 실제 예전 아웃도어 매장이 주로 산 주변과 백화점 등 일부에 제한됐던 것에 반해 요즘은 동네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아웃도어의 높아진 인기는 지역별 매장 수와 더불어 TV광고 횟수 증가를 통해서도 실감된다.

아웃도어 시장은 대중화와 성장세에 힘입어 몇 년 사이 패션계의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급부상했다. 그러다보니 패션 대기업에서도 후발주자로 합세해 더욱 치열한 경쟁을 양산시키고 있다. 최근 1년 사이에 생겨난 대기업 신규 아웃도어 브랜드만 해도 제일모직 ‘빈폴 아웃도어’, 형지 ‘노스케이프’, 신세계인터내셔날 ‘살로몬’, 이랜드 ‘루켄’ 등이 있고, 세정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센터폴’, ‘피버그린’, ‘비비 올리비아’ 등 3개의 아웃도어 브랜드를 연이어 론칭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기존 국내업체를 통해 판매되던 형식에서 벗어나 국내 직진출을 선언하는 등 국내 아웃도어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스타마케팅은 단기간 내 브랜드와 제품을 홍보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스타의 인기와 비례하는 브랜드 홍보효과

실제 인기 스타의 영향력은 매출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도 배우들의 경우 자신의 출연작에 직접 입고 나오기도 하는데, 이때 작품의 흥행까지 더해지면 광고 시너지 효과는 그야말로 엄청나다. 대표적인 예로 올 초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주인공 조인성은8회 설원 데이트 장면에서 자신이 전속모델로 활동 중인 블랙야크의 다운재킷을 착용했다. 방송 직후 제품은 완판됐고 그 후로도 ‘조인성 재킷’이라 불리며 한동안 문의가 폭주했을 만큼 스타의 영향력은 상당했다. 블랙야크 상품기획팀 박정훈 차장은 “올해 초 조인성 재킷이 완판되며 빅히트 예감으로 이번 시즌 조인성 재킷을 전체 다운물량의 30%비중을 두고 생산했다”고 밝히는 등 스타마케팅 파급효과를 설명했다.

예전부터 존재하던 브랜드임에도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 모델 기용 이후 새롭게 회자되며 인기를 끈 경우도 있다. 2002년 론칭한 아웃도어 브랜드 마운티아 역시 배우 주원을 기용하기 전까지는 소비자들로부터 큰 반향을 끌지 못했었다. 하지만 주원을 모델로 기용한 이후 전년 대비 30%가량의 신장률을 기록하는 등 스타모델이 브랜드 홍보와 함께 직접적인 매출상승으로 연결됐다.

이처럼 스타들의 한 번 착용만으로도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효과는 상당하다. 그래서 많은 업체들이 대중들에게 친숙하고 좋은 이미지의 유명스타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

요즘 가장 잘나가는 스타가 궁금하면 아웃도어 광고를 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아웃도어 모델=인기스타’ 공식이 성립된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단순히 인기를 우선순위로 두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아웃도어라는 특성상 그에 맞는 건강한 이미지가 기본이 되며 브랜드에 부합하는 이미지, 작품 활동, 인지도, 어필 대상층 등 다양한 기준들이 까다롭게 적용되고 있다.

◇아웃도어 관계자가 전하는 스타모델 선정 배경

△해외시장 경쟁력 높여주는 글로벌 스타

최근 영입되고 있는 아웃도어 모델을 살펴보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글로벌 스타가 단연 돋보인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이제는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업체들이 많아졌고, 그에 따라 해외에서 보다 인지도가 높은 한류스타와 해외스타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코오롱스포츠에서는 대중성과 함께 중국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춰 새롭게 배우 장동건과 탕웨이를 기용하고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 마케팅팀 박승화 팀장은 “하반기 광고 캠페인의 콘셉트는 ‘히어로’다. 한국을 대표하는 모델로 장동건을, 중국을 대표하는 모델로 탕웨이를 선정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광고 캠페인이 하반기에 지속적으로 전개될 것이다. 특히 탕웨이는 국내에서는 물론 현재 코오롱스포츠가 사업을 더욱 본격화할 예정인 중국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페리노에서는 국내 뿐 아니라 일본에서 한류스타로 인기를 끌고 있는 장근석을 모델로 기용했다. 페리노 관계자는 “장근석의 트렌디하고 스타일리시한 패션 감각과 개성, 열정까지 지닌 모델은 흔치 않다. 게다가 아시아의 프린스이지 않는가! 페리노 임직원은 그의 영향력을 SNS를 통해
진즉에 실감했다”며 모델 발탁 배경으로 한류스타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음을 설명했다.

한류파워를 입증하는 또 다른 주인공 배우 송승헌은 김민정과 함께 콜핑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콜핑 마케팅팀 김재원 팀장은 “배우 송승헌은 대한민국 대표 국민배우이며 한류의 중심에 서있는 모델이다”면서 “순수 국내 정통 아웃도어 콜핑에 맞는 익스트림 하면서도 마일드한 모델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아웃도어 활동 즐기는 건강한 이미지

아웃도어 브랜드인 만큼 평소 운동을 좋아하고 야외활동을 즐기는 건강한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밝히는 곳도 많았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관계자는 “배우 공유를 통해 젊고 새로운 느낌의 아웃도어 브랜드 정체성을 선보이고 있다. 공유는 30~40대를 메인 타깃으로 할 수 있는 지적인 이미지가 강점인 배우다. 디스커버리의 메인 타깃은 단순히 등산뿐 아니라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지적인 탐험가로 실제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공유가 브랜드 이미지와 잘 매칭돼 모델로 선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프라도의 전속모델로 활동 중인 배우 송일국은 2004년 월드컵 트라이애슬론 통영대회, 2005년 통영국제트라이애슬론대회, 설악국제트라이애슬론대회 등에 잇달아 참가하는 등 철인3종 경기를 즐기는 스포츠 마니아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대한트라이애슬론 부회장, 체육인재육성재단 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매년 여름 대학생 100여명과 함께 ‘청산리 역사 대장정’에 출정해 백두산을 오르는 등 건강함과 애국심을 대표하는 배우로 주목받고 있다.

△자사 브랜드와의 이미지 매칭

아웃도어 브랜드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기준은 자사 브랜드 이미지와 모델이 얼마나 잘 매칭 되느냐에 있다. 배우 조인성과 한효주는 각각 3년과 2년에 가까운 오랜 시간동안 블랙야크 전속모델로 활약 중이다. 두 배우 모두 대중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만큼 브랜드 이미지 발전에 큰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블랙야크 마케팅본부 신재훈 이사는 “전속모델로 배우 조인성과 한효주를 내세워 브랜드가 추구하는 히말라야정신을 함께 나누고 실제로 경험하면서 스타의 인지도와 이미지를 통해 브랜드 철학을 판매하고 있다”며 모델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에코로바 마케팅팀 박영옥 과장은 “메인 모델로 주상욱씨를 발탁하게 된 배경에는 TV드라마를 통한 친근하고 젠틀한 실장님 이미지, 예능 <남자의 자격>에서 보여준 친근한 이미지와 구릿빛 피부가 돋보이는 건강미 그리고 드라마 <굿닥터> 및 영화를 통한 지속적인 활동 등이 있다”고 전했다.

△신규 브랜드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

신규 브랜드일수록 모델의 이미지가 곧 브랜드 이미지로 각인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기존 유명스타를 기용하기보다는 참신하고 신선한 이미지 전달을 위해 발전가능성이 높은 신인스타의 선호도가 높다. 하그로프스 코리아에서는 “하그로프스는 론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브랜드로 모델도 함께 신선하고 참신한 이미지여야 했다. 또한 너무 어리지 않은 건강한 남성의 이미지를 어필해야 하는 부분 또한 중요했다”며 “가능성 있는 신인 탤런트 최진혁을 전속모델로 기용하면서 많은 부분에서 효과를 얻었다”고 했다.

MBC예능 <진짜 사나이>를 통해 인지도가 높아진 가수 제국의 아이들 멤버 박형식을 모델로 발탁한 마모트에서도 “최근 박형식은 가수, 드라마, 예능을 통해 가장 핫한 스타로 떠오르며 아이돌이지만 전 연령대의 사랑을 골고루 받고 있다. 20대 특유의 풋풋하지만 열정적인 모습을 통해 새로운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빈폴 아웃도어에서는 “단순히 알려진 톱스타를 기용하기 보다는 젊은 층에게 감각적으로 다가갈 수 있고, 소비층의 구매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모델을 기용하고자 했다. 배우 김수현은 안정된 연기력과 두터운 팬층으로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고, 미스에이 수지는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어 다재다능함과 밝고 건강한 매력이 빈폴 아웃도어가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와 잘 부합해 모델로 발탁하게 됐다”고 답했다.

스타들의 다양한 매력만큼이나 아웃도어 브랜드에서는 제각기 추구하는 이상향과 철학을 담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만으로는 치열한 아웃도어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게 현실. 결국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스타마케팅으로 이어지고 있다. 투자 대비 수익성을 따졌을 때 그보다 경제적인 마케팅 대안이 아직까지 없는 게 사실. 소비자들의 현명하고 똑똑한 선택만이 이토록 과열돼 있는 스타마케팅 전쟁을 멈추게 하는 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월간마운틴 이소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