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12일 이런 내용의 제9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협정유효기간은 2018년까지 5년으로 결정됐으며, 연도별 인상률은 전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CPI) 인상률을 적용하되 최대 4%를 넘지 않도록 했다. 소비자물가지수 인상 폭을 매년 2∼3%로 가정하면 이르면 2017년에는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번 협정 체결로 방위비분담금은 1991년 첫 협정 체결 당시 1억5000만 달러(당시 한화기준 1073억원)에서 23년 만에 8.6배 증가하게 됐다. 연간 기준으로는 2004년(840억원 증액) 이후 최대 증액 규모다. 방위비분담금은 주한미군 감축으로 8.9% 삭감된 2005년 제6차 협정을 제외하고 매번 2.5~25.7%까지 증액돼왔다. 이번 총액에는 최근 고조된 한반도 안보 위기에 따른 주한미군의 대비태세 강화 몫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분담금의 90% 가량은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와 우리 업체 대금으로 다시 돌아온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또 방위비분담금의 이월·전용·미집행 문제와 관련, 관련 제도를 처음으로 포괄적으로 개선키로 했다. 우선 방위비분담금 배정 단계부터 양국이 사전에 조율하고, 기지 신축·개보수 등 군사건설 분야에서도 국방부와 주한미군사령부 간 합동협조단을 통해 협의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방위비분담금 종합연례집행보고서’ 등을 새로 작성해 국회에 보고하는 등 방위비분담금 예산 편성 및 결산과정에서의 국회 보고절차도 강화키로 했다.
이번 협정은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대통령 재가 등을 거쳐 정식 서명되며 이후 국회 비준을 받게 된다. 국회 비준안 제출은 2월 초로 예상되지만 민주당 등 야권은 벌써부터 미흡한 협상결과라고 밝혀 향후 국회 비준 과정에서 만만치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