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의 힘을 보여줍시다!!”'알라딘'이벤트, 거대 커뮤니티간의 싸움으로 변질…

“XX의 힘을 보여줍시다!!”'알라딘'이벤트, 거대 커뮤니티간의 싸움으로 변질…

기사승인 2014-01-21 18:38:00

[쿠키 사회] 역대 대통령의 호감도를 묻는 인터넷 투표를 둘러싸고 일베저장소(일베)와 오늘의 유머(오유),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이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일베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오유와 노사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데 시시각각 순위가 뒤바뀔 정도로 힘겨루기가 치열하다.

21일 일베, 오유, 노사모 등에는 하루 종일 투표를 독려하는 글이 쉴새 없이 이어졌다.

대상이 된 투표는 인터넷 서점 알라딘이 1월 13일부터 2월 13일까지 한 달간 진행하는 것으로 역대 대통령 10명에 대한 호감도를 묻고 있다.

애초 노 전 대통령이 압도적인 1위였지만 일베 회원들이 나서면서 상황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실제 이날 오후 박 전 대통령의 득표수가 급증했다.

앞서 한 일베 회원은 오전에 박 전 대통령이 투표에서 밀리고 있다고 게시판에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다. 다른 일베 네티즌들은 “원조갓카(박 전 대통령)가 어떻게 질 수 있나”며 투표를 하러 몰려갔다. 오유와 노사모에서도 노 전 대통령에 투표를 해야 한다는 글이 오르는 등 관심이 뜨거웠다.

한바탕 힘겨루기가 끝나고 몰표로 박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을 누르자 일베 회원들은 “일부심(일베 회원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마음) 좀 느껴보자“며 ‘승리’를 자축했다.

일베와 오유 노사모간 힘겨루기를 놓고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한 네티즌은 “순수한 의도로 시작된 이벤트가 박 전 대통령 대 노 전 대통령으로, 더 나아가 보수의 일베 대 진보의 노사모·오유로 변질했다”고 적었다.

이벤트를 주관한 ‘웅진 지식하우스’ 관계자는 국민일보 쿠키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10명의 전 대통령들의 공과 사를 떠나 객관적으로 보려는 의도로 기획했다”며 “일부러 ‘호감 가는 청년들’이라는 제목을 붙여 재미있게 진행하려 했는데 주관적인 결과가 나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동필 기자 mymedia09@kmib.co.kr
김동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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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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