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금투세 유예 정했다?” 李 의중 속 시행 요구도 팽팽

“이재명이 금투세 유예 정했다?” 李 의중 속 시행 요구도 팽팽

24일 금투세 정책 토론회서 논의 후 당론 결정 
김민석 등 지도부 ‘유예’ 힘 실어
‘시행팀’ 민병덕 “지도부가 결정해논 사안 아냐”

기사승인 2024-09-21 12:00:05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민석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금융투자소득세 유예론에 무게를 실었다. 당내선 이재명 대표의 의중 역시 ‘유예 후 보완’으로 뚜렷해졌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예정대로 내년 시행을 해야 한다는 당내 의견도 많아 당론으로 정할 때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21일 민주당에 따르면 금투세 끝장토론이 될 24일 정책 디베이트 나올 토론자와 토론형식이 최종적으로 확정됐다. 토론자는 전·현직 의원 10명으로 유예팀 5명은 김현정 의원을 팀장으로 이소영·이연희·박선원 의원과 김병욱 전 의원이다. 시행팀 5명은 김영환 의원을 팀장으로 김성환·이강일·김남근·임광현 의원이다. 유예팀과 시행팀이 3대3 방식으로 나뉘며 이들의 토론 후 청중의 질의 응답시간이 진행된다. 

정책 디베이트 준비위원장인 민병덕 의원은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금투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만큼 민주당은 정책 의원총회를 통해 최종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책 디베이트란 찬반 주제를 놓고 사전에 발언 순서와 시간을 정해서 하는 토론 방식이다. 민주당이 당내 효율적인 토론을 위해 디베이트 전문가 케빈 리 교수와 협력해 개발한 것이다.

금투세란 주식 채권 등 금융상품으로부터 발생한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로, 소득세 형평성을 높이고 금융 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이 세금은 일정 기준 이상의 고액 투자자를 대상으로 부과되며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정치권에서 유예나 보완책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 유예와 시행 여부를 둘러싼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다. 

당내선 토론회를 앞두고 ‘유예 후 보완’으로 기울고 있는 분위기다. 이 대표가 보완 후 시행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을 의식해 '유예'로 입장을 선회하자 당론으로 무게가 실리면서다. 지도부에서는 이언주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당내 첫 금투세 유예론을 주장한 데 이어 김민석 수석최고위원도 ‘3년 유예론’을 주장했다. 그는 19일 입장문을 내고 “금투세 시행을 3년 정도 유예해 증시 개혁과 부양의 검증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신명(新이재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김 최고위원이 이번 금투세 논란에 공개적으로 3년 유예에 힘을 실자 당내에선 이 대표의 의중이 적극 반영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금투세 적용을 3년간 유예할 경우 차기 대선 이후로 시행이 연기돼 이 대표의 대권 가도에서 금투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시행론 대표주자인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금융투자도 소득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세금을 내는 게 맞다”며 꾸준하게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역시 금투세 유예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들은 금투세 과세 대상자가 상위 1% 해당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금투세를 유예하는 것은 곧 부자감세라고 주장했다. 더미래 대표를 맡고 있는 김성환 의원은 24일 정책 디베이트에서 시행팀 토론자로 나선다. 

다만 당내선 이 대표의 의중이 지도부를 통해 드러난 만큼 결국 유예가 되지 않겠냐며 정책 토론회에 대한 회의론도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의원들 사이에선 “어차피 이 대표가 결정할 거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민 의원은 이날 최종 결정 방식을 묻는 질문에 “정책 의원총회를 통해 지도부가 결단을 내릴 수도 있지만, 토론 과정을 통해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청중에게 판단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도부가 이미 결론을 정해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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