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나오션리조트 사고 4일전 폭설주의 요청 무시했다

마우나오션리조트 사고 4일전 폭설주의 요청 무시했다

기사승인 2014-02-20 20:41:00
[쿠키 사회]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측이 체육관 붕괴사고와 관련해 사전에 아무런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경찰 수사 결과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우선 체육관 붕괴사고 4일 전 경주시의 폭설 주의 요청을 제대로 듣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주시는 20일 경주시 담당 공무원이 사고 4일 전 리조트에 전화를 걸어 “눈이 많이 오니 특별히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담당 공무원은 “당시 눈이 많이 와 마우나오션뿐만 아니라 다른 시설에도 전화해 당부했다”며 “공문 등은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우나오션리조트 측은 경주시 공무원의 전화를 받고도 체육관 지붕의 눈을 치우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경주시는 관련 문의가 잇따르자 당초 전화를 했다고 했다가 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꾸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보였다.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를 수사 중인 수사본부는 또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행사 때 안전요원이 아예 지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리조트의 시설과 안전을 관리하는 곳은 리조트 자산관리사업본부 레저사업소이며, 소장을 포함해 기계·설비·전기·통신 등 10명이 근무하고 있다. 사고 당시 소장은 리조트에 있었던 것이 확인됐지만 나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아 경찰이 조사 중이다. 하지만 이들은 사고 당일 체육관 행사 때 안전요원으로 지정이 되지 않아 체육관에는 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고 당시 상황이 녹화된 영상카메라를 복원해 확인한 결과 붕괴 조짐부터 붕괴까지 13초가 걸렸다고 밝혔다.

경찰이 확보한 1시간 분량의 영상은 사고가 발생한 날 이벤트 업체 직원이 체육관 중앙 부분에 영상카메라를 설치해 신입생 환영회 행사를 찍은 것이다. 동영상에는 학생들이 커플게임을 하는 영상이 찍혀 있다. 붕괴 조짐을 보이기 전까지 학생들은 게임을 하고 있었다.

붕괴 13초 전인 오후 9시5분쯤 천장에서 ‘쩍쩍’ 소리가 들렸고 소리에 놀란 사회자가 뒤를 돌아봤다. 이벤트 업체 직원인 사회자는 학생들에게 대피하라고 경고하지 않고 혼자 자리를 피했다. 천장은 13초 동안 ‘V’자 형태로 무너졌고 영상에는 학생들이 놀라 사방으로 흩어지는 장면도 담겨 있다. 붕괴 후에는 정전이 돼 캄캄한 영상 속에 학생들의 비명과 울음소리만 녹음됐다.

경찰은 동영상은 공개하지 않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해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경찰은 업무과실과 부실시공은 물론 학생회, 이벤트 업체, 리조트의 계약 관계에도 문제가 없는지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벤트 업체와 리조트 간의 계약서는 확보했지만 학생회와 이벤트 업체 간의 계약서는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행사대행 업체는 리조트에 5400여만원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 발생 후 현재까지 리조트, 이벤트 업체, 학교 관계자 등 20여명을 서면 또는 소환 조사하고 30여명을 전화통화로 조사했다.

경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최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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