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아사다 마오 위로한 한국, 김연아 조롱 시작한 일본… “이제 여왕도 아니잖아”

[소치올림픽] 아사다 마오 위로한 한국, 김연아 조롱 시작한 일본… “이제 여왕도 아니잖아”

기사승인 2014-02-21 16:05:00


[쿠키 지구촌] 일본 여론이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금메달을 놓친 김연아(24)를 도마 위에 올리기 시작했다. 아사다 마오(24·일본)에게 집중적으로 가한 포화의 방향을 돌려 김연아를 겨냥한 모양새다. 아사다의 심각한 부진을 위로한 우리나라 여론과 대조를 이뤘다.

김연아는 21일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막을 내린 대회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최종 합계 219.11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는 1위를 차지했지만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수아델리나 소트니코바(합계 224.59점·18·러시아)에게 밀려 시상대의 위치가 바뀌었다.

반면 아사다는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전날 김연아보다 19.41점이나 낮은 50점대의 점수로 출전 선수 30명 가운데 16위로 추락한 아사다는 이날 고난도 점프인 트리플악셀(3회전반)에 성공, 최종 합계 198.22점으로 6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전날까지만 해도 아사다에게 십자포화를 가한 일본 여론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뒤집어졌다. ‘최악’이나 ‘참패’ ‘절망’이라며 침통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은 일본 언론은 하루 만에 ‘부활’ ‘재기’ ‘희망’ 등으로 표제를 바꿨다.

“할복하라” “망명하라” 등 폭언을 퍼붓던 일본 네티즌도 아사다를 응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일본 네티즌들은 “트리플악셀에 성공할 때 눈물을 쏟았다. 이대로 주저앉지 않겠다는 강렬한 열망과 의지를 보았다”거나 “메달이 없어도 괜찮다. 훌륭하고 멋있게 선수의 인생을 마쳤다”고 응원했다. 여론의 급반전으로 “아사다는 꼭 중요한 순간에 넘어진다”고 망언한 모리 요시로(77) 전 총리는 뭇매를 맞았다.



아사다를 향한 비난은 고스란히 김연아에게 넘어갔다. 우리나라 매체의 일본어판 가운데 김연아의 은메달 관련한 기사는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의 뉴스게시판에서 조회수 상위권에 오르며 일본 네티즌의 토론장으로 돌변했다. 김연아는 물론 편파 판정 의혹을 받고 있는 심판에 분노한 우리나라 여론을 비꼬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1위 소트니코바와 3위 카롤리나 코스트너(27·이탈리아)는 사이좋게 위닝런을 했지만 피겨 여왕은 빙판에 혼자 섰다. 이제 여왕도 아니다”라거나 “김연아를 여왕이라고 할 나라는 한국 뿐” “이제 한류 공연을 하고 다닐 건가”라고 조롱했다. 전날 아사다의 부진에 일부 조롱이 있었지만 위로와 격려를 쏟아낸 우리나라 인터넷과 대조된 분위기다.

심판의 판정에 분통을 터뜨린 우리나라 언론과 여론의 분위기도 도마 위에 올렸다. 이들은 “이번에는 누구에게 사이버테러를 가할 것인가” “관중의 집단적인 화병을 4년 뒤 평창에서 확인할 수 있다”며 우리 여론을 자극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