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 밑이 어둡다… 파출소 주변에 유사성매매·마시지업소 버젓이 영업

등잔 밑이 어둡다… 파출소 주변에 유사성매매·마시지업소 버젓이 영업

기사승인 2014-03-17 18:34:00
[쿠키 사회] ‘등잔 밑이 어둡다?’

경찰 치안센터나 파출소 주변에서 버젓이 성매매 호객행위가 벌어지고 낯 뜨거운 홍보물이 배포되지만 경찰은 아는지 모르는지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파출소·치안센터 코앞에서 유사 성매매업소가 수개월째 버젓이 운영되기도 한다.

15일 오후 8시쯤 서울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6번 출구 앞. 50대로 보이는 여성 2명은 “다른 곳은 7만원인데 우리는 5만원에 해주겠다”며 지나가는 남성들을 상대로 성매매 호객행위를 했다. 그냥 지나치려는 남성도 50m 이상 쫓아가며 소매를 잡아끌었다. 파출소가 바로 앞에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성매매 호객행위는 실제 성매매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경범죄 단속이 가능하지만 이들은 별로 걱정하지 않는 눈치였다.

서울 마포구 연남파출소 주변 15m 안팎에는 ‘풀’ ‘5만원 할인’ ‘떡사랑’ 등의 글귀가 적힌 성매매 및 유사성행위 업소 홍보전단지가 매일 저녁 뿌려지고 있다. 청소년에게 유해하거나 성매매를 연상시키는 내용만 들어 있어도 청소년보호법 위반이지만 단속의 손길은 찾아보기 어렵다.

전단지에서 적혀 있는 전화번호 5개로 전화를 걸어보니 4곳에서 “연애(성매매)가 가능하다”며 업소 위치까지 자세히 알려줬다. 단속 의지만 있다면 해당 업소의 위치와 성매매 여부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파출소 앞을 지나던 표모(38)씨는 “초등학교 2학년인 딸이 전단지 내용에 대해 물어 당황했던 적이 있다”며 “수개월째 똑같은 전단지가 계속 뿌려지고 있는데 단속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업무도 많아 매일같이 신경 쓰기는 어렵다”고 했다.

서울 종로3가 치안센터 건너편에는 ‘립카페’라는 유사성행위 업소가 버젓이 장사하고 있다. 역시 성매매특별법에 근거해 단속 대상이다. 동대문구 신설치안센터 맞은편에도 ‘마사지’라는 간판을 걸고 불법 안마시술소가 몇 달째 성업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을 강화할수록 음지로 파고드는 성매매의 특성상 모조리 뿌리 뽑기는 쉽지 않다”며 “경찰이 상주하는 곳 주변에서 진행되는 성매매는 없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요진 기자 tru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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