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우리나라도 이제 보건의료기술평가(HTA: health technology assessment)를 제대로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료자원을 분배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근거중심의학연구와 의료기술평가: 미래를 향한 도약’을 주제로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이 27일 서울대치과병원에서 5주년 개원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keynote 연자로 참석한 서울의대 허대석 교수는 우리나라의 의료자원 분배는 근거를 바탕으로 하지 않은 그야말로 주먹구구식이라고 비판했다.
허 교수는 “최근 한 국회의원에 의해 65세 이상 노인에게 효과도 없는 폐렴구균백신 접종 예산 586억원이 통과됐다”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소아에게 권고하고 있고, Cochrane Database Syst Rev에서도 50세 이상에서는 권하지 않는다고 돼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질병관리본부 설문조사만으로 이 엄청난 돈을 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우리나라는 의료에 대한 결정을 할 때 근거도 없고, 게다가 의료자원 분배를 의사가 아닌 국회의원이 하룻밤에 500억씩 결정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HTA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신의료기술이 제대로 평가받고 성장하려면 3곳으로 나뉘어져 있는 업무에 대한통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현재의 신의료기술 평가와 급여여부 과정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연자로 나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재선 실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NECA의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가 신의료기술 평가를 하는 현재의 시스템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식약처는 약사법과 의료기기법에 의해 신의료기술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고, NECA는 의료법에 의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건강보험공단은 경제성과 급여적정성을 평가를 하고 있다”며 “각기 다른 기준으로 다른 법에 의해 평가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패널로 참석한 법무법인 김&장 노양래 실장도 김 실장과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각각의 법에 의해 평가를 하기 때문에 시각이 다를 수 있고, 식약처의 임상평가와 NECA의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가 다른 것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노 실장은 “현재의 신의료기술평가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HTA(health technology assessment)를 통해 원스톱 서비스를 활성화 하고, 식약처, NECA 등 4개 기관이 합동으로 주기적인 세미나를 개최해야 한다”며 “후향적인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각자의관점에서 성공과 실패에 대한 사례를 분석하고 비용검토를 통해 개선방안을 도출해야 하고, 부처간 인적교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심포지엄에서는 신의료기술을 평가에 있어 가장 문제점으로 지적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약처 허가단계에서 심평원이 기존 기술 여부를 판단하면 80일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제안도 나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sunjaepark@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