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과거 3차례 핵실험을 단행할 때마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또는 성명)→북한 외무성 성명→1개월 내 핵실험’의 패턴을 보여왔다.
북한은 2006년 7월 5일 ‘대포동 2호’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고, 유엔 안보리는 즉각 대북결의 1695호를 채택했다. 그러자 북한은 안보리 결의를 비난하며 10월 3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핵실험을 예고했고, 6일 만인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2009년 4월에도 북한 외무성은 ‘은하 2호’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직후 핵실험을 예고하고 다음달 2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지도체제가 들어선 2012년 12월에도 북한은 ‘은하 3호’ 장거리 로켓 발사,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 2087호 채택, 외무성 성명 발표,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 수순을 이어갔다.
지난달 30일 나온 북한 외무성의 성명 발표 과정도 과거 핵실험 전 상황과 유사하다. 북한은 지난달 26일 사거리 1300㎞의 노동미사일 2발을 발사했고 유엔 안보리는 의장 명의의 ‘구두언론성명’을 통해 북한을 규탄했다.
아직 예단하긴 어렵지만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시기는 4월 중에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4월은 북한 최대명절인 태양절(15일·김일성 생일)과 인민군 창건일(25일)이 있는 만큼 내부 결속을 위해 또다른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미국의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는 현 단계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 임박 징후는 없으나 4∼6주 정도면 핵실험 준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38노스 운영 책임자인 조엘 위트 미 존스홉킨스대 초빙교수는 “핵실험 임박 징후는 없지만 이는 바뀔 수 있으며 핵실험 4∼6주 전이면 활성화된 징후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 북한담당관 출신인 위트 교수는 북한이 언급한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에 대해 “고농축 우라늄(HEU)과 같은 핵물질의 형태와 더욱 정교해진 장비를 갖춘 핵무기의 형태를 의미할 수 있는데, 두 가지 가능성이 다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층 폭발력이 커지거나 소형화된 디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