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오한 대가는 10억원?’ 日축구팬 피소 위기

‘한국 증오한 대가는 10억원?’ 日축구팬 피소 위기

기사승인 2014-04-03 14:16:00

[쿠키 스포츠] 한국을 증오한 나머지 축구장에서 혐한을 조장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던 일본 축구팬이 금전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문으로 무관중 경기를 벌여야 했던 우라와 레즈 구단이 현수막을 내건 당사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후치다 게이조 우라와 사장은 2일 산케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논란이 된 현수막을 내건 서포터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8일 우라와의 홈인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사간 토스와의 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 일부 서포터스가 ‘일본인만 입장(JAPANESE ONLY)’이라는 영문이 크게 적힌 현수막을 내걸어 물의를 빚었다.

현수막은 재일교포 4세로 영국에서 활약하다 J리그 우라와로 복귀한 이충성(29·일본명 리 타다나리)을 겨냥한 것이었다. 현수막을 찍은 사진이 트위터 등에 나돌며 인종차별 논란으로 확산되자 우 라와는 결국 같은 달 23일 시미즈 에스펄스와의 홈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르는 사상 초유의 중징계를 받았다.

현수막을 내건 일본인 서포터는 “일사불란한 응원을 위해 일본인들만 오라는 취지였다”고 변명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손해배상 청구액수가 얼마로 정해지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우라와 구단이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르면서 얻지 못한 입장권 수익은 1억엔(10억1638만원)으로 추정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액수가 청구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이조 사장은 “우라와 구단이 입은 모든 손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액수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보드 미설치에 따른 손해는 배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라와 스폰서들이 구단에 보상을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네티즌의 의견은 분분하다. 대다수는 “혐한의 대가는 혹독하구나” “축구장에서 인종차별 문화가 사라지는 계기가 되길”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그러나 “사람이 즐기는 스포츠 현장에 수준 이하 짐승들이 오면 안 된다는 지극히 당연한 말을 한 것인데, 너무 가혹하다”며 발끈하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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