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붕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난달 29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CARE’ 심포지엄에서 “보통 ADHD증상을 보이는 아동들은 7~8세쯤 진단을 받고 3~4년 동안 열심히 치료를 받지만, 13~14세 정도 청소년으로 넘어가는 시기가 되면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대다수 원인은 엄마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던 아이들이 치료를 거부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청소년기에 품행장애, 적응장애, 자살문제 등 정신과적 문제가 새롭게 시작되는 경우가 많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더 많은 문제들이 생기기 때문에 아동이 치료를 멈추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청소년 ADHD의 치료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의사와 청소년 환자 사이의 ‘긴밀한 관계(Engagement)’를 꼽았다. ‘청소년 환자들이 부모 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어 김 교수는 “의사가 아이를 돕고자 하는 것이지 부모를 돕는 것이 아니라는 확신을 줘야 하기 때문”이라며 “청소년 환자와 이야기할 때는 정확한 설명을 해 주고,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해야 하며, 적절한 유머가 기본이며 엄마와 아이의 역할을 변경하는 ‘롤 플레잉 인터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부모는 10대의 특성을 잘 알려야 하고 아이가 스스로 자기 증상 및 치료효과를 모니터 할 수 있는 눈을 키우도록 도와줄 것을 당부했다.
약물의 선택에 있어서는 “학교 공부보다 하교 후 학습이 더 중요한 우리나라의 경우 약물의 지속시간이 중요하다”며 장기간 지속적으로 투여되는 약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성인의 ADHD에 대해서도 관심을 주문했다. 연세의대 천근아(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성인 ADHD환자들은 소아정신과를 찾지 않고, 성인 정신과 선생님들은 ADHD치료 경험이 적다 보니 ADHD환자를 우울증이나 양극성장애 등으로 진단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에 따르면 성인의 증상은 워커홀릭이 많다. 일에 중독 되고, 주말에도 쉬지 못하며,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오버 스케줄링을 하고 이를 지키지 못해 신용도가 떨어진다. 또 끝까지 어떤 일을 하지 못해 성과가 좋지 않고, 말이 많으며, 충동적이어서 미팅 도중 말을 끊는 경우가 많고, 일이 마음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 필요이상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또한 일을 미루다가 제대로 못하게 되고, 일을 효율적으로 진행하지 못하며, 시간관리와 약속이행에도 문제가 있다. 이러한 성인 ADHD 환자들을 위해서는 ‘어릴 적 ADHD 진단 여부’, ‘가족력’, ‘과거 학교 생활’, ‘기능 장애’ 등을 들었고, 직장인의 경우 ‘이직률’, ‘성취도’, ‘기분 장애’ 등의 스크리닝 질문을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천 교수는 “성인 ADHD의 치료에 서방형 메칠페니데이트와 같은 스티뮬런트가 추천된다”면서 “성인에서는 약물치료와 더불어 심리적 접근법이 함께 진행되지 않으면 치료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박상준 기자 sjpark@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