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추락한 무인기가 북한의 소행이 아닐 가능성을 제기했던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당에서조차 비판을 받자 발끈하고 나섰다. 정 의원은 포털사이트와 트위터 등에 “국회의원이 말도 못하나?”라며 울분을 토로했다.
정 의원은 15일 트위터와 포털사이트 다음의 게시판 등을 통해 “국회의원에게는 국민을 대신해 제기된 의혹을 물어볼 책무가 있다”며 당 지도부와 동료 의원이 자신의 발언을 비판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김한길 공동대표는 의원총회 모두 발언에서 “북한 무인기 문제는 박근혜 정권의 안보무능의 증거”라고 비판한 뒤 정 의원을 겨냥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졌다. 김 대표는 “우리당 소속 국회의원들 한 분 한 분이 당의 얼굴이고, 한 분 한 분의 발언은 당론이 아닐지라도 당의 메시지로 국민께 전달된다”며 “특별히 선거를 앞두고 있는 때인 만큼 표심에도 그 영향이 크게 미칠 것이다. 언행에 각별히 신중을 기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의 발언으로 인한 파문이 확산됐다간 ‘안보 정당’ 이미지가 훼손돼 6·4지방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같은 당 백군기 의원도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북한 소행으로 확실시되는 정황과 근거가 다수 식별됐다. 그러나 최종결과 발표가 남아있기 때문에 아직은 신중해야할 때라는 생각”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 당의 한 동료의원이 무인기를 북이 보낸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며 의혹을 제기하자 또 다른 논란이 벌어지고 있어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발언을 측면 지원한 것이다.
조경태 최고위원도 전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문제제기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것이 의혹 부풀리기의 접근방식이라고 한다면, 특히 국회의원은 더더욱 그러한 부분에 대한 접근방식은 지양해야 할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그러나 같은 당 의원들의 경고에도 무인기 관련 의혹 제기는 정당한 의정활동이며 이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을 대신해 어떠한 의혹도 국민이 물으면 정부는 성실하게 답변하면 된다. 정당한 의정활동조차 사전검열 당해야 하느냐”며 “외롭고 쓸쓸하지만 국민만 믿고 가겠다. 나의 의혹제기에 정부가 명확하게 답하면 된다. 의혹해소를 위한 국회의 질의권과 말할 권리에 대한 억압과 탄압에는 한치의 물러섬이 없이 싸우겠다. 정부를 상대로 말도 못하나?”라고 적었다.
파문이 이어지자 인터넷 여론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트위터와 포털 게시판 댓글 등에는 “정청래 파이팅!”라는 응원글과 “증거가 부족하면 무조건 국가 조작으로 몰고 가는 사람이 국민 대표라니, 싫다 싫어”라는 비난글이 뒤엉켰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