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 하나로 20대 백만장자 된 프레이저 도허티

잼 하나로 20대 백만장자 된 프레이저 도허티

기사승인 2014-04-21 20:22:00
[쿠키 경제] ‘슈퍼잼’은 처음 나왔을 때 이름에서 유치함이 느껴졌다. 병에 붙여진 그림에도 슈퍼맨이 인쇄돼 있었다. 더군다나 16살짜리 소년이 만든 잼이었다. 그러나 10여년이 흐른 지금 슈퍼잼은 전 세계 2000여개 매장에서 연간 100만병씩 팔리는 세계적인 제품이 됐다.

‘잼 보이’ 프레이저 도허티(26)는 이 슈퍼잼으로 20대에 백만장자가 됐다. 지난해 매출은 약 200만 파운드(약 34억원)를 기록했다. 그는 슈퍼잼의 차기 제품 ‘슈퍼허니’를 우리나라의 도시 양봉사업으로 유명한 어반비즈서울과 함께 조만간 국내 시장에도 내놓을 예정이다. 도허티는 최근 내한해 서울 마포구의 카페 살롱드담에서 사업 파트너들에게 자신의 창업 스토리를 들려줬는데, 반응이 뜨거웠다고 한다. 그래서 21일 그에게 이메일을 보내 직접 얘기를 들어봤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태생의 도허티는 14살이던 2003년 할머니에게 무설탕 잼을 만드는 법을 배웠다. 스스로 만든 잼을 이웃에게 팔러 돌아다닌 지 두 달 만에 고객은 50가구로 늘었고 2년 뒤에는 동네의 모든 집이 그의 잼을 사먹었다. 이후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잼 개발에 몰두해 2006년 슈퍼잼을 공식 출시하게 됐다. 맛있고 건강에 좋다고 소문이 나면서 이듬해 영국 고급 슈퍼마켓 체인 웨이트로즈에도 입성했다. 당시 도허티는 최연소 납품업자로 이름을 올렸다.

도허티는 “어떤 사업이라도 약간의 차별화 포인트만 있으면 된다”면서 “나같은 경우는 건강하지 않은 식품이라는 잼에 대한 인식을 건강한 식품으로 바꾸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소개했다.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슈퍼마켓 구매 담당자들은 처음에는 그의 입점 요청을 매몰차게 거절했다. 제품 겉면에 슈퍼맨을 그려 넣은 게 문제였다. 구매 담당자들은 “코믹스런 패키지가 우스꽝스럽다”고 반응했다.

이때부터 그는 슈퍼맨 대신 100% 과일로 만들어진 건강한 잼임을 강조하는 상품 패키지 제작에 나섰다. 그런 노력 덕분에 웨이트로즈 납품도 성사됐다. 주문량도 골치덩이였다. 지역 공장에서 잼을 만들기로 결정했지만 단가를 줄이려면 한번에 5만병을 주문해야 했다. 팔리지 않을 경우 생산 비용은 모두 도허티가 떠안아야 했다. 다행히 8개월 동안 15만병이 팔려 나갔다. 슈퍼잼이 히트를 치자 영국 최대 유통업체 테스코가 입점을 문의했고 이후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에도 슈퍼잼이 소개됐다.

도허티는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창업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직장을 그만두거나 학업을 멈출 필요 없이 출발은 작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테스트 개념으로 시작해 보라”고 덧붙였다. 이어 “사업을 시작하기 전 조언을 해 줄 멘토를 찾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자신이 애착을 가질 수 있는 창업 분야를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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