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아름다운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저 보다 수천배는 훌륭하신 분들입니다.”
진중권(51) 동양대 교수가 진도 실내체육관 앞에서 쫓겨난 케밥 봉사단을 위로했다. 비록 문화적 차이로 봉사활동을 계속하지는 못했지만 그 마음은 아름다웠다고 표현했다.
진 교수는 24일 자신의 트위터에 “터키인들, 세월호 실종자 가족 위해 케밥 봉사 나섰지만 쫓겨나... 문화적 차이 때문인데 그 아름다운 마음만은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인터넷에서 케밥 봉사가 옳았는지 논란이 있지만 그 마음 자체는 누구보다 훌륭한 것이었다고 치켜세웠다.
진 교수는 “아주 미묘한 문화적 차이인데, 여기서는 과민반응으로 보이지만 현장에서는 어땠는지 알 수가 없다”며 “아무튼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거기 내려간 터키분들이 저 보다 수 천 배 훌륭한 분이라는 것, 그 말을 하고 싶었다”고도 했다.
앞서 터키인 요리사들과 한국인으로 꾸려진 케밥 봉사단은 이날 진도 실내체육관 앞에서 케밥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무료로 제공했다. 이들은 세월호 사고로 인한 실종자 가족들이 끼니를 거를 것을 생각해 건강을 챙기기 위해 진도 군청에 허가까지 받아 먼 길을 달려왔다.
터키인 자원봉사자들은 “형제의 나라 터키에서 왔어요. 10년 넘게 한국에서 살았는데 모른 체할 수가 없었어요”라며 식탁 아래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기원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이들은 케밥 2000인분을 준비해 왔다. 터키에서는 케밥이 ‘먹고 힘을 내는 음식’으로 통한다.
케밥 봉사단은 그러나 5시간 만에 현장에서 철수해야 했다. 고기 냄새를 풍기는 것이 실례라는 이유에서다. 또 케밥을 받기 위해 줄이 길게 서 있는 장면은 현장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현장의 항의가 이어지자 케밥 봉사자들은 “힘든 시기를 함께 보내자는 우리의 목적이 제대로 전달됐기를 바란다”는 말을 남기고 눈물을 흘리며 현장을 서둘러 떠났다.
진 교수의 응원에 네티즌들은 “미묘한 문화적 차이 때문에 눈물을 흘리며 떠났다니, 제가 다 죄송하네요” “형제의 나라 터키인들의 고마운 마음, 기억할게요” “케밥 봉사단 감사합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