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서 황태자로 등장하나… '차수'로 확인돼

황병서 황태자로 등장하나… '차수'로 확인돼

기사승인 2014-04-28 20:16:00
[쿠키 정치] 북한 김정은 체제의 실세로 꼽히는 황병서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군 계급에서 원수 바로 아래인 차수에 올랐다. 황 제1부부장은 지난 15일 제1차 비행사(조종사)대회 때 상장(우리의 중장)에서 대장으로 승진한 것이 확인된데 이어 차수까지 고속 승진했다. 올해 65세인 황 제1부부장은 불과 10여일 사이에 두 계급을 뛰어넘어 노동당과 군 요직을 속속 꿰차면서 김정은 체제의 ‘황태자’로 등장한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황 제1부부장에게 차수 칭호를 수여하는 당 중앙군사위원회와 국방위원회 결정이 지난 26일 발표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그는 군부에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과 같은 차수 계급장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북한에서 차수 계급인 사람은 군 원로인 김영춘 김정각 이용무 현철해를 포함해 6명에 불과하다. 차수 윗 계급인 원수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 군 원로 이을설, 최고계급인 대원수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다.

황 제1부부장이 이처럼 군에서 고속승진하면서 그가 앞으로 최 총정치국장과 함께 김정은 체제의 양대 권력을 형성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또 그의 부상은 최 총정치국장 견제용이라는 관측도 있다. 최 총정치국장은 김 위원장에 의해 컸지만 김 제1비서와 개인적인 인연은 별로 없다. 반면 황 제1부부장은 김 제1비서와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김정은의 사람’이다. 황 제1부부장은 김 제1비서의 생모 고영희가 생전에 그를 후계자로 내세우는 작업을 은밀히 추진할 때 앞장서 손발을 맞췄고 이런 인연으로 김 제1비서와 가까운 인물로 알려졌다.

그가 이번에 아예 최 총정치국장 후임으로 총정치국장에 정식 임명됐을 가능성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황 제1부부장은 대행직이 아닌 총정치국장직에 정식 임명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은 2012년 4월 최 총정치국장 임명 공개 방식과 같은 수순으로 황 제1부부장 임명도 단계적으로 공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은 2012년 4월 노동신문에서 최 총정치국장 이름을 총참모장보다 먼저 호명한 뒤 같은 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그에게 당 중앙군사위·국방위 공동 결정으로 차수 계급을 수여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어 이틀 뒤 약력을 통해 그가 총정치국장에 임명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다. 정 연구위원은 “황 제1부부장이 군부의 1인자 직책으로 옮겨간 것은 김정은 시대에 강화된 당 조직지도부의 위상이 재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 총정치국장은 정치적으로는 건재하지만 최근 급속도로 악화된 당뇨로 인해 한동안 공개활동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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