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중국 최고국가행정기관인 국무원으로부터 ‘특별 공헌 예술가’라는 칭호를 수여 받은 세계적인 도예가 주러껑(朱樂耕·62) 작가가 만든 것이다. 제작에만 반년이 걸렸다. 그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는 게 알려지자 호텔은 문을 열기도 전부터 중국 관광객의 문의가 쇄도했다. 호텔에는 또 다른 도자벽화 ‘하늘과 구름의 이미지’와 한 기당 최고 1억원을 호가하는 말·소의 토우상 10기도 전시돼 있다.
주 작가는 우연한 기회에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발달 장애 청소년을 위한 특수학교인 서울 강남구 밀알학교가 세라믹 팔레스홀을 건축하는 과정에 주 작가가 참여했다. 당시 한양대 전진용 교수는 500여명이 모일 수 있는 중강당에 음향 효과를 더하자고 제안을 했다. 벽면엔 도자 타일을 사용해 소리를 사방으로 반사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적임자가 없었다. 베이징에서 우연히 이 소식을 접한 주 작가는 밀알학교 홍정길 이사장에게 연락해 자신이 하겠다고 나섰다. 문제는 비용이었다. 난감해하는 홍 이사장에게 주 작가는 “흙값만 주면 된다”고 했다. 덕분에 세라믹 팔레스홀은 2003년 실내악·성악 공연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탄생할 수 있었다.
최근 국민일보기자를 만난 주 작가는 흙값만 받은 이유를 묻자 “예술 작품은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니다. 모두가 공유할 수 있다면 그것이 최고”라며 “흙값만 받겠다고 한 것도, 켄싱턴 제주호텔에 작품을 전시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제주도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표현했다. 그는 “베이징은 스모그가 강하지만 제주도 하늘은 손에 잡힐 듯 너무 아름답다”면서 “생명과 자연을 소재로 하는 나에겐 제주도가 최고의 작업 장소”라고 말했다.
자신의 작품을 통한 소박한 바램도 전했다. 그는 “현대 건축물은 콘크리트, 강철 등을 소재로 해 따뜻함이 없지만 흙은 따뜻하다”면서 “한국과 중국 사람들에게 친숙한 흙으로 만든 만큼 사람들이 내 작품을 통해 위로와 편안함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